4·13 총선을 앞둔 야권의 지형 재편 흐름과 맞물려 더불어민주당과 안철수 의원의 가칭 ‘국민의당’ 양측에서 정계은퇴를 선언한 손학규 전 고문의 복귀를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현실화되고 있다.
더민주는 지난 10일 문재인 대표 주재로 개최한 비공개 최고위원 간담회에서 손 전 고문에게 선대위원장을 요청하는 방안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손 전 고문이 2008년 총선과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당 대표로서 두 차례 야권 통합을 끌어낸 적이 있고 호남 민심도 손 전 고문에게 우호적이어서 어지러운 야권의 화합을 도모할 적임자라는 것이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손 전 고문이 전면에 나서겠느냐는 회의론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와 별개로 당내에서도 손 전 고문의 구원등판론을 거론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국민의당 역시 손 전 고문에게 러브콜을 던지고 있다.
손 전 고문이 수도권과 호남에서 일정한 지지층을 형성하고 있고 성향상으로도 합리적 개혁의 이미지가 강해 천군만마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손 전 고문이 국민의당에 합류한다면 박영선 전 원내대표를 비롯해 더민주에 남아있는 수도권, 중도 성향 의원들의 신당행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국민의당 측은 손 전 고문의 주변인사들을 접촉하며 합류 여부를 조심스럽게 타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손 전 고문 측은 정계은퇴라는 입장에 변동이 없다며 야권의 움직임에 선을 긋고 있다.
손 전 고문 측 인사는 “손 전 고문은 지금 상태에서 어떤 접촉이 들어온다고 해서 만나거나 그러진 않을 것”이라며 “구체적인 접촉 움직임이 있었다는 얘기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손 전 고문 측이 정계복귀에 한사코 손사래를 치는 것은 손학규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더민주 잔류와 국민의당 합류 등으로 분화되는 모습을 보이는 상황에서 어느 한 쪽으로 힘을 싣는 모양새로 비쳐선 안된다는 인식도 작용했다는 시각이다.
2007년 대선 때 손학규 캠프의 비서실장을 맡은 김동철 의원이 국민의당에 합류한 데 이어 신학용 최원식 의원도 탈당 후 안철수행 가능성이 거론된다.
반면 조정식 이찬열 의원, 김부겸 전혜숙 전 의원 등 다수는 아직 더민주에 남아 총선을 준비중이지만 현재 당에 있는 일부 손학규계 인사들의 경우 탈당 후 국민의당 입당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춘원기자 lc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