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이 무인기를 띄워 정찰을 시도하는 한편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을 요구하는 전단을 수도권 지역으로 살포한 사실이 확인됐다.
합동참모본부는 13일 “오늘 서울과 경기도 일부 지역에서 북한군 전단이 발견됐다”며 “12일 오후와 13일 새벽 북한군이 북측 지역에서 전단을 살포한 것이 식별됐다”고 밝혔다.
경찰도 의정부와 동두천, 김포, 파주, 양평, 서울 등에서 북한군 전단을 수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정부시 호원동 아파트단지 일대와 장암역 인근에서 북한의 대남용 전단 약 3천300장이 발견됐다.
군이 공개한 북한군 전단은 가로 12㎝, 세로 4.5㎝ 크기의 컬러 용지로, “대북 심리전 방송 재개하여 북남관계 악화시킨 박근혜 패당 미친개 잡듯 때려잡자!”, “미국은 시대착오적인 대조선 적대시정책을 당장 포기하라!” 등의 구호가 적혀 있었고 사진이나 그림은 없었다.
“전쟁 도화선에 불 다는 대북심리전 방송 당장 그만두라”, “백두산 총대는 빈말을 하지 않는다”, “무자비하게 죽탕쳐버릴 것이다” 등 남측을 위협하는 문구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은 북한군이 임진각 북쪽 지역에서 북풍을 활용해 전단이 든 비닐 풍선을 남쪽으로 날려보낸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뿌린 대남 전단이 발견된 것은 2014년 이후 처음으로, 수도권 지역으로 대량의 전단을 날려보낸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군 관계자는 설명했다.
우리 군은 대북 확성기 방송을 계속하는 한편, 북한군의 전단 살포에 대응해 대북전단 살포 재개 방안도 검토 중이다.
군은 2004년 6월 남북한이 선전활동 중단에 합의한 이후 대북전단을 날려보내지 않고 있다.
합참은 “우리 군은 대북 확성기 방송을 계속하는 한편 북한군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언제든지 전단작전을 시행할 준비가 돼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북한이 뿌린 대남전단 수천장이 수도권 지역에서 발견되면서 이날 탈북자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원천봉쇄한 경찰의 조치가 적절했는지 논란이 일고 있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오늘 수도권 지역에서 대남전단이 발견된 것처럼 이런 전단은 북한 내부에 들어갈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며 “드론을 사용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로 대북전단을 살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이상훈기자 l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