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오전 10시쯤 경기 광주시의 한 아파트에서 경찰관들이 피묻은 이불과 가구 등 집기를 포대에 담아 치우느라 분주히 움직였다.
사다리차까지 동원, 청소에 나선 이곳은 불과 사흘 전 40대 가장이 부인과 두 자녀 등 일가족 3명을 살해한 뒤 투신한 강력범죄 현장으로 참혹하기 그지 없었다.
또 유족들이 현장을 정리할 엄두도 내지 못했고, 범행 후 피의자의 투신 모습을 주민 다수가 목격하는 바람에 불안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경기경찰청은 ‘강력범죄 피해현장정리’ 사업의 첫 지원대상으로 ‘광주 일가족 살해사건’을 선정, 사건의 흔적을 모두 지웠다.
‘강력범죄 피해현장정리’ 사업은 범죄 현장을 깨끗이 청소해 피해자의 일상 복귀와 피해 회복을 돕기 위해 올해 경찰이 도입했다.
특히 이번 사건은 범죄 현장이 피해자의 주거지이자 가해자의 주거지로 지침상 지원 대상에 해당되지 않지만 광주경찰서는 서장 특별 승인을 통해 지원을 최종 결정했다.
강도희 서장을 비롯해 피해자 전담 경찰관 배재환 경사, 사건을 맡은 최주환 강력 1팀장 등 경찰관 5명, 청소업체 직원 2명 등은 이날 오후 6시까지 현장을 청소했다.
또 유족 요청에 따라 승합차 1대, 1.5t 트럭 1대 등 차량 2대에 가득찬 포대 수십 자루 분량의 집기류 등은 모두 폐기했다.
경찰 관계자는 “한가족이 모두 숨진 안타까운 사건이라 내내 마음이 아팠다”며 “유족과 아파트 주민들을 조금이나마 돕고자 현장 정리에 나섰고, 고맙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말했다.
경찰은 유족들을 대상으로 위기개입 상담 등 심리지원, 유족구조금 등 경제지원을 병행할 계획이다./광주=박광만·이상훈기자 l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