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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사랑 바친 개코원숭이와 아프리카

인간과 유사한 사회체계 구성
우두머리 되기 위한 투쟁 그려
아프리카서 겪은 에피소드도

 

‘Dr. 영장류 개코원숭이로 살다’는 아프리카 케냐의 세렝게티에서 20년 이상 개코원숭이를 연구한 저자가 유머러스하고 위트 넘치는 언어로 그 결과물을 풀어낸 책이다.

저자 로버트 새폴스키는 하버드 대학교에서 생물 인류학을 전공한 후 록펠러 대학교에서 신경 내분비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스탠퍼드 대학교 생물학과 및 의과 대학 신경학과, 신경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는 세렝게티에서 인간과 근연관계에 있으면서 고도의 사회성을 지닌 개코원숭이의 행동을 통해 지배 서열 및 개체의 성격과 스트레스 관련 질병 간의 상관관계를 연구해왔다.

또 이와 동시에 스탠퍼드의 연구실에서는 쥐 실험을 통해 만성적인 스트레스가 신체적·정신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연구, 스트레스가 뇌의 해마에 있는 신경 세포를 파괴한다는 것을 입증해내기도 했다.

‘A Primate's Memoir(어느 한 영장류의 회고록)’이라는 원제에서도 알 수 있듯 이 책에는 인간과 유사한 사회체계를 구성하고 있는 개코원숭이의 습성은 물론 그들의 사회체계, 우두머리가 되기 위한 투쟁, 개코원숭이 각 개체의 개성 등이 서술돼 있다. 개코원숭이가 성장 단계에서 보이는 모습과 사회적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도 자세히 그려졌다.

또한 저자가 개코원숭이 무리 속으로 들어가게 된 계기, 세렝게티에서 마사이 족과 벌어지는 기상천외한 일들을 비롯해 저자가 아프리카를 여행하며 수십 년 동안 겪은 다양한 에피소드가 책에 담겨 있다. 외국인이라면 일단 사기부터 치는 아프리카 사람들의 이야기 등은 우리들의 배를 움켜잡게 만든다.

특히 저자의 언어는 에세이나 소설처럼 쉽고 그의 경험은 유쾌하다. 때문에 독자들로 하여금 유머집을 읽은 것 같다는 느낌마저 준다. 감동 또한 존재한다. 새폴스키가 사랑했던 개코원숭이 무리의 비극에 독자들은 같이 가슴 아프게 되며, 마지막 책장의 서정성은 깊은 여운과 감동을 남긴다.

책을 읽다보면 유쾌한 가이드를 따라 아프리카를 여행한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아마존 과학 분야에서 15년간 스테디셀러로 이 책이 자리매김한 이유가 아닐까.

/전미선기자 msjun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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