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인된 피해자만 약 2천명에 달하는 국제 사기조직의 국내 활동책들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일산경찰서는 27일 사기 등의 혐의로 장모(20)씨 등 현금 인출책 12명, 중간관리책 윤모(28)씨, 대포통장 배달기사 김모(30)씨 등 모두 14명을 구속했다.
또 같은 혐의로 환전책 김모(55·여)씨 등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장씨 등 인출책들은 지난달 17일 대출사기에 속아 피해자가 입금한 8천800만원을 계좌에서 인출하는 등 지난해 6월 22일부터 이달 21일까지 61억5천200만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 수는 1천967명이고, 피해 금액은 11억1천만원이다.
계좌이체 내역만 드러나고 신원과 피해 내용이 밝혀지지 않은 피해자가 아직 많아 피해자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피해자의 절대다수인 1천938명은 인터넷 중고나라에서 소액사기(총 7억7천만원)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고, 고액을 뜯긴 피해자들은 대부분 보이스피싱 수법에 당했다.
이런 식으로 보이스피싱과 인터넷중고나라 사기, 금융기관 사칭 등 직접 사기행각을 벌이고 국내 활동책들을 관리해온 조직 윗선은 중국과 필리핀에 사무실을 두고 수사망을 피해왔다.
이들은 조직원이 되기 위한 면접까지 봤고 인출 건수마다 수수료를 챙겨 실제로 한 달에 1천만원가량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또 범행에 이용된 대포통장만 총 521개로, 전국 유통망 확보를 위해 퀵 배달 업체와 일반 배송료의 3배를 주도록 계약을 따로 맺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에 구속된 20대 인출책들은 전과도 없이 정상적으로 학교생활을 하다가 고액 알바에 현혹돼 친구들과 함께 범행에 가담했다”면서 “조직 윗선을 검거하기 위해 국제 수사 공조 요청을 해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고양=고중오기자 gj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