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와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9일 상견례를 갖고 앞으로 진행될 원구성 협상에서 밀리지 않으려는 듯 신경전을 벌였다.
특히 우 원내대표는 ‘캐스팅보트’로 부상한 국민의당에 협조를 당부했고, 박 원내대표는 제1당의 양보를 요구하며 원구성 협상을 앞둔 탐색전을 이어갔다.
우 원내대표와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 간담회실에서 만났다.
우 원내대표가 “대화와 타협의 정치가 꽃 피는 데 두 야당이 큰 역할을 했다는 얘기가 나올 수 있도록 많이 도와달라”고 먼저 손을 내밀자 박 원내대표는 “제1당에서 베풀어야지 작은 당한테 내놓으라고 하면 안 된다”고 응수했다.
그러자 우 원내대표는 “박지원 대표님은 제가 존경하고 모셨던 관계니까 신뢰 하에서 하나하나 풀어나가도록 하고 더민주에서도 성과를 내고 국민의당도 성과를 내는 방향으로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박 원내대표는 “같은 당에 있을 때 제가 ‘차기 지도자는 우상호’라고 몇번 이야기했다”면서 “굉장히 합리적이고 시원시원한 인격을 가진 분이니까 제1당 원내대표로서 충분한 리더십을 발휘하리라 본다”고 화답했다.
또 “저희가 같은 당에서 살을 맞대고 살았기 때문에 냄새까지 다 알고 있다”며 “우리도 잘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했다.
우 원내대표는 “박지원 선배님은 정치적 스승인 김대중 대통령의 같은 문하생이기 때문에 앞으로 김 대통령의 뜻과 정신을 지키는 데 있어서 누구보다 협조가 잘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원내대표가 호남의 중진 의원임을 고려한 듯 “저희가 이번에 호남에서 심판을 세게 받아 반성해야겠다”며 “호남에서 오만하지 않았느냐는 생각으로 겸손하게 호남 민심도 잘 받들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다짐했다.
면담은 더민주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와 국민의당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 부분 없이 10분간 진행됐다./임춘원기자 lc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