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경찰서는 13일 저금리 대출을 미끼로 수억원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보이스피싱 조직의 인출책 A(31)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피해자 158명에게 정부지원 서민대출 업체 직원이라고 속인 뒤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로 갈아타게 해주겠다고 말해 4억4천430만원을 받은 뒤 인출, 중국 보이스피싱 총책에게 넘긴 혐의다.
경찰은 A씨 등에게 대포통장과 체크카드를 제공한 B(22)씨 등 45명도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조사결과 A씨는 지난달 16일 C(58)씨에게 전화를 걸어 이같이 속인 뒤 다음날 3천여만원을 받아 조직 총책에게 넘기는 등 지난달 11∼31일까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C씨는 모 대부업체에서 1천만원, 모 저축은행에서 800만원,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로 1천380만원 등 금리 27%의 대출을 받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B씨 등은 체크카드를 빌려주면 200만원을 주겠다는 말에 속아 보이스피싱 조직에 카드나 통장 등을 보내준 것으로 확인됐다.
A씨가 속한 조직은 중국에 콜센터를 차려놓고 총책·전화상담원·통장모집책·인출책으로 역할을 나눠 범행을 저질렀고 주로 정부지원 서민대출 업체인 것처럼 피해자를 속이는 수법으로 접근, 대출을 받게 한 뒤 가짜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이트를 이용해 돈을 가로챘다.
경찰은 A씨를 체포하면서 압수한 363만원을 피해자 2명에게 돌려주고 피의자들이 미처 인출하지 못한 5천892만원도 피해자에게 돌려줄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햇살론이나 미소금융 등 서민대출은 전화로 절대 권유하지 않는다”면서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오거나 대출해주겠다고 하면 보이스피싱을 우선 의심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고양=고중오기자 gj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