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멍 때리기 대회’가 열려 이목을 끌었다. ‘현대인의 뇌를 탁 트인 공간에서 쉬게 하자’는 취지로 올해 두 번째 열린 이 대회는 최대한 아무런 생각도, 행동도 하지 않고 그저 멍하니 앉아있는 것이다.
이처럼 멍 때리기 대회가 주목 받은 것은 현대인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갖지 못하고 있으며, 그런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온라인 시대를 살아가면서 수많은 정보와 자극에 계속 노출된 덕에 현대인의 뇌는 잠시도 쉬지 못하는 심각한 과부하 상태에 놓여 있다.
많은 사람들이 중압감에 시달리고 있으며 수면장애, 식욕감퇴, 소화 장애 등의 질병은 물론이고 번 아웃 증후군에 빠지기도 한다.
이처럼 바쁘게만 몰아붙이는 사회에서 휴식은 종종 잃어버린 시간으로 여겨지기 일쑤다.
그러나 실제로 두뇌 연구가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휴식 시간이 두뇌 안정에 커다란 도움을 준다는 결과를 내놓았고, 멍 때리는 시간이 사라져버린 우리의 집중력을 되찾게 하고 두뇌를 좀 더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번쩍이게 만들어준다는 논리에 힘을 싣었다.
독일 최대 종합 주간지 ‘디 차이트’ 기자이자, 독일에서 가장 유머러스하고 영향력있는 인문 과학 저널리스트로 꼽히는 울리히 슈나벨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의 힘’을 통해 사회 전반을 물들이고 있는 시간 부족의 원인을 여러 연구 결과와 전문가들의 인터뷰, 다양한 사례를 통해 설득력 있게 분석한다.
더불어 ‘쉬고 싶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면서도 경쟁에서 뒤쳐지는 것이 두려워 쉼 없이 달리다 ‘번 아웃’ 상태에 빠지곤 하는 현대인들에게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아주 잠시라도 해야 할 일에서 벗어나 오롯이 자신에게만 집중하는 시간임을 차분히 설명한다.
책은 ‘정보 홍수에 휩쓸리지 않는 법’,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의 가치’, ‘가속화 사회에서 자신을 지키는 법’, ‘일상에서 더 많은 휴식을 누리를 기술’ 등 6장으로 구성, 일상에서 휴식의 기회를 발견하고 여유를 누릴 수 있는 기술을 전한다.
또한 독자들이 차분히 자신의 상태를 점검해 볼 수 있도록 ‘번 아웃 신드롬 자가 진단 테스트’, ‘정보 중독 자가 진단 테스트’, ‘습관 바꾸기 성공 가능성 테스트’ 등을 제시한다.
그리고 ‘이메일을 다루는 요령’, ‘작업기억을 향상시키는 요령’, ‘아주 간단한 호흡 명상법’ 등 과부화의 상태에서 벗어나 휴식을 누릴 수 있는 팁을 알려준다.
이 책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낭비로 취급하는 현대 사회의 오해를 불식시키고자 한다.
뿐만 아니라 지나치게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삶을 묘사하고,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가속화 사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분석해 우리를 몰아세우는 압력을 피할 방법을 찾아 현대인들이 숨 돌릴 여유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