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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층의 몰락·부의 양극화 해결책은 공유재 시민배당

 

요즘 흔히 들을 수 있는 헬조선과 흙수저라는 단어는 중산층의 몰락과 부의 양극화를 극명하게 상징하는 우리 시대의 가슴 아픈 신조어들이다.

상위 20% 계층이 전체 부의 80% 이상을 소유한 현실은 비단 대한민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자본주의의 문제점과 그 해결책을 찾는 데 천착해 온 저술가이자 기업가인 피터 반스는 중산층의 몰락을 공감하며 그 해결책으로 ‘공유재 시민배당(기본소득)’을 제안한다.

자본주의에서 창출되는 소득은 크게 노동소득과 비노동소득(재산소득)으로 구분되는데 최상층만이 막대한 재산소득을 올릴 뿐 나머지는 재산이 없으니 비노동소득을 얻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피터 반스는 우리 모두가 어느 정도 비노동소득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회공동체의 구성원이면 누구나 그 사회가 공동으로 소유한 재산에 대해 일정한 지분이 있기 때문에 공유재에서 나오는 이익을 배당받을 정당한 권리가 있다는 것.

실제로 우리 사회에는 어느 누구만 누리는 것이 정당하지 않은 공유재들이 널려 있다. 토지, 천연자원, 태양, 바람, 물처럼 자연적으로 존재해 온 것들도 있고, 과학과 기술, 법과 정치 체계, 인터넷이나 금융기반시설, 방송 주파수처럼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들도 있다.

이런 공유재들은 특정한 개인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자연 상태에서 존재해 왔거나 사회 구성원 공동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것들이다.

따라서 여기서 나오는 이익을 특정한 사람들이나 기업들이 독점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 이것이 바로 피터 반스가 우리 모두는 공유재에 대해 일정한 지분이 있고 거기서 나오는 수익을 배당받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는 근거다.

또한 저자는 공유재를 소수가 과도하게 점유해 정당한 몫 이상의 이윤을 획득하는 것을 ‘초과이윤’이라 정의하면서, 소수의 개인이나 기업이 착취하는 초과이윤을 시민 모두에게 배당으로 돌려줘 순환하는 초과이윤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한다.

공유재 시민배당제도가 성공적으로 운영된 대표적인 사례도 소개한다. 1974년 알래스카 주지사에 당선된 제이 해먼드는 유전 채굴권 수입을 영구기금으로 만들었으며, 알래스카 주는 지금까지 모든 주민에게 매년 1천달러가 넘는 배당금을 지급해 온 것. 그 결과 알래스카 주는 미국에서 가장 평등한 주가 됐으며, 기금은 원유 수입과 보수적인 투자 방식 덕분에 1980년 당시 9억 달러이던 자산 규모를 현재 440억 달러 이상으로 키워 자연 재산의 혜택을 미래 세대에도 물려줄 수 있게 됐다.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해 활동하는 환경운동가이기도 한 피터 반스는 시민배당이 기후 변화를 막는 효과적인 방안도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탄소배출권 총량을 규제한 다음, 정부가 탄소배출권을 판매하거나 경매에 붙여서 그 수익을 배당금의 재원으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비용 부담 때문에라도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행위는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중산층의 몰락, 양극화 확대, 일자리 감소, 생태 위기 등 시대의 문제를 안고 있는 우리에게 ‘모든 사회 구성원이 존중받고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균형잡힌 자본주의’를 꿈꾸는 피터 반스의 주장은 귀담아 들을 만하다./민경화기자 m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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