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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길 끝엔 ‘통일의 꿈’이 기다리고 있다

김포∼고양∼파주∼연천 향토 역사·자연 만나는 191㎞

 

 

DMZ 접경 4개 시·군 연결… 2010년 5월 개장
김포 코스, 철책길 걷는 등 안보현실 실감
고양 코스, 도심 속 전원 풍경 느낄 수 있어

파주 코스, 통일전망대·임진강 절경 등 거닐어
연천 코스, 오솔길 인상적… 신탄리역서 마무리


어느덧 우리는 일제강점기에서 해방되고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기념하는 광복절(光復節)을 일흔 한번째 맞이했다. 국권 회복을 의미하는 데서 ‘빛을 되찾다’라는 뜻을 지닌 광복절은 분단 현실 앞에서 한민족을 되찾지 못한 한으로 다시금 다가온다. 한국전쟁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그 곳에 한민족을 되찾는 날이 오길 바라며 만들어진 평화누리길. DMZ접경지역인 김포, 고양, 파주, 연천 등 4개 시·군을 잇는 대한민국 최북단을 걷는 그 길이 지난 2010년 5월 8일 개장됐다. 평화누리길은 김포 3코스, 고양 2코스, 파주 4코스, 연천 3코스로 구성된 전체 12개 코스로 총 191㎞ 길이다. 우리는 평화누리길을 걸으며 경기도의 다양한 역사 유적과 마주하며 마을 안길, 논길, 제방길, 해안 철책, 한강 하류, 임진강 등 다양한 길을 접하게 된다. 평화누리길 전체 12코스에 담긴 자연, 역사, 통일, 문화 등의 얘기를 테마별로 소개한다. 어르신에게는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코스부터 아이들에게는 자연과 역사, 문화를 접할 수 있게 되는 그 길을 따라가보자.


 

 

 

 




■ 5천년 역사의 기억을 품은 유적과 북녘땅이 한눈에 보이는 평화누리길 김포 코스(1~3코스)

평화누리길 1코스 염하강철책길은 외세와 맞선 우리 근세사의 역사 유적이 해안을 따라 이어진 곳이다.

작은 포구와 항구가 해안의 요새와 어우러져 있고 철책을 따라 조성된 길목 사이사이 마을들이 이어진다.

아이들과 찾기 좋은 공원과 박물관도 위치하며 총 14㎞로 가족단위로 함께 걷기 좋다.

1코스 종점 문수산성 남문부터는 평화누리길 2코스 조강철책길이 나온다.

김포의 가장 높은 명산인 문수산을 거쳐 민통선 마을인 조강리를 지나 애기봉 입구로 이어진다.

남과 북이 맞닿은 민간인 통제구역을 품고 있는 이 곳은 바다와 강물, 산과 들녘, 저수지와 평야가 서로 맞물려 우리의 바람을 대신해주고 있다.

2코스는 총 8㎞길이로 평화누리길 전체 12코스 중 가장 짧고 북녘땅을 가장 가까이 볼 수 있다.

김포 마지막 코스인 3코스 한강철책길은 애기봉입구에서 마근포리마을회관, 후평리 철새도래지, 석탄배스펌프장을 거쳐 전류리포구로 이어진다.

드넓은 김포평야가 펼쳐져있고 철책 너머 한강이 흐르는 평화로운 구간이지만 분단의 아픔을 더 생생히 느끼게 되는 곳이다. 한강철책길에서는 후평리 철새도래지에서 여러 종의 철새들도 관찰할 수 있다.

 

 

 



■ 역사와 미래가 만나는 평화누리길 고양 코스(4~5코스)

평화누리길 4코스 행주나루길의 시작점은 역사의 한 자락을 엿볼 수 있는 행주산성이다.

역사의 길에서 시작된 행주나루길의 도착점인 일산에서는 미래가 기대되는 도시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순찰로구간 11㎞구간과 임시구간 10.1㎞로 나뉘는 행주나루길은 행주산성부터 고양 호수공원까지 이어진다.

옛 나루터가 위치했던 행주대교 아래를 지나 도심 속 전원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오는 광경이 펼쳐진다.

일산 호수공원을 지나면 평화누리길 5코스 킨텍스길이 나온다. 킨텍스길은 일산 호수공원에서 파주 출판도시로 이어지는 총 13㎞코스다.

고양을 대표하는 MICE산업과 신한류관광의 중심지인 킨텍스가 농촌과 함께 공존하고 있어 고양시의 발전과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길이다.

 

 

 



■ 갈 수 없는 금단의 땅, 전쟁의 기억 위 평화를 꿈꾸는 파주 코스(6~9코스)

한국전쟁이 시작된 곳이자 전쟁이 끝난 곳, 파주는 155마일 군사분계선이 가로새겨진 기점이다.

그 곳에 평화누리길 6코스부터 9코스가 자리한다.

평화누리길 6코스 출판도시길은 총 10㎞길이로 현대 인쇄문화를 접할 수 있는 출판도시에서 시작해 인공으로 조성된 생태습지, 문발동·신촌동·송촌동 등의 마을들, 하구습지, 오두산 통일전망대를 지나는 코스다.

6코스 말미에서 통일전망대에 올라서면 세계 유일한 분단국가의 아픔이 생생히 느껴진다.

파주 코스 가운데 가장 긴 평화누리길 7코스 헤이리길은 21㎞길이다.

예술인들이 꿈꾸는 아름다운 마을과 경기영어마을, 프로방스 카페촌 등 다양한 볼거리와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곳이다.

헤이리는 자전거를 타고 한 바퀴를 둘러보는 것도 좋은데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마을에선 자전거대여점도 운영하고 있어 편히 마을을 즐길 수 있다.

반구정에서 시작해 화석정까지 농촌의 들판과 야산이 펼쳐지는 평화누리길 8코스 반구정길은 총 13㎞코스다.

이 길에선 우리나라 대표 안보 관광지인 임진각과 DMZ내에서도 생태의 보고로 꼽히는 초평도를 조망할 수 있는 장산전망대를 만날 수 있다.

파주 코스의 마지막 길은 평화누리길 9코스 율곡길이다.

총 17㎞길이의 율곡길은 율곡습지공원을 시작으로 황포돛배까지 이어진다. 화산 활동으로 만들어진 주상절리 위로 산책로가 만들어져 있다.


 

 

 


■ 삼국시대 국경지대이자 근세기 한국전쟁의 격전지였던 연천 코스(10~12코스)

마지막 10~12코스는 연천지역에서 끝이 난다.

다른 지역 코스보다 전체 코스별로 길이가 긴 편이다.

연천의 첫 번째 코스인 평화누리길 10코스 고랑포길은 총 24㎞로 황포돛배에서 시작해 숭의전지로 이어진다.

두지나루에서 제일 가까운 일반버스정류장이 도보로 30분 거리에 있어 이 구간까지 포함한다면 26㎞로 평화누리길 전체 코스 중에서 가장 길다.

숭의전지부터는 평화누리길 11코스 임진적벽길이 시작되는데 DMZ 그 중심을 걷는 길이기도 하다.

총 19㎞길이로 숭의전지에서 시작해 당포성과 주상절리를 거쳐 군남홍수조절지까지 이어진다.

들판과 강변, 야산을 통과하고 다양한 경관도 즐기기 좋으나 민가가 적은 편인 점을 감안해 이 코스를 걷기전 사전준비가 필요하다.

11코스의 종착점인 군남홍수조절지는 북한의 황강댐에 대응해 지난 2010년 완공된 높이 26m, 길이 658m의 작은 댐이다.

우리가 임진강에서 갈 수 있는 가장 최상류이기도 해 전망대에 올라서면 분단의 현실 앞에서 턱하니 막히는 기분을 감출 수 없다.

평화누리길 마지막 코스인 12코스는 이름마저도 ‘통일이음길’이다. 통일로 이어지는 길이 되길 바라는 소망이 담겨 더 서글프다. 총 24㎞ 길이로 군남홍수조절지에서 시작해 신탄리역까지 가게 된다.

이 길은 호젓한 임도의 오솔길이 5㎞이상 펼쳐져 또 다른 재미가 있다. 임도와 차탄천 둑길로 구성돼있어 트레킹을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코스이기도 하다.

한국전쟁으로 인해 멈춰진 시간은 우리에게 또다른 풍경을 선사한다. 무성한 풀잎으로 이뤄진 산길은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에도 좋다.

평화누리길의 최종 목적지는 경원선 신탄리역이다.

경원선(서울 용산~원산 223.7㎞)은 한반도의 마지막 단절 철도 노선이라는 상징성을 가진다.

남북 분단 전 서울에서 북상 길을 달리던 경원선 철마는 북녘땅을 앞에 두고 멈춰서있다. 신탄리역은 지난 2012년 11월까지 남한에 있는 경원선의 최종 종착지였으나 민통선이 북쪽으로 이동하며 백마고지역이 새롭게 열려 역사 속 한 자락으로 남게 됐다./이슬하기자 rach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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