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익의 ‘믿음의 도리’展이 오는 21일까지 인천아트플랫폼에서 열린다.
조현익 작가는 평범하고 일상적인 경험에서 ‘도리’에 대한 진지한 사유가 이어졌고, 이를 바탕으로 믿음의 도리 전시를 마련했다.
아파트 우편함에 수없이 꽂힌 ‘믿음의 도리’라는 교회 홍보 전단이 며칠뒤 재활용 쓰레기통에 버려져 있는 것을 목격한 조현익 작가는 그 전단지가 누군가에겐 신성한 매개물이지만, 누군가에겐 도리를 지키지 않고 꽂힌 상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것에서 그 의미를 재고하는 계기가 됐다.
우연한 순간 마주하게 된 한 종교의 전단에서 비롯된 ‘도리’란 단어는 과연 오늘날의 시대적, 사회적, 개인적 상황이 도리를 다하고 있는 것인가란 물음에 당면하게 만든 것이다.
복잡하고 다양해진 현재 우리의 삶 속에서 때때로 종교는 근본적 성격으로 성스러움과 신앙 이면에 세속적인 삶 자체가 주는 고단함과 버거움 속에서 이율배반적인 작용을 하는 것처럼 여겨진다.
이러한 성스럽고도 세속적인 종교라는 형식을 빌려 작업을 진행한 조현익 작가의 작품을 통해 종교 혹은 사회적 이념 등의 위상과 허상을 엿볼 수 있다.
조현익 작가는 “세상의 어떤 같은 사물이나 이치를 바라보는 시각은 천차만별일 것이다. 믿음의 도리란 단어가 적힌 전단이 내게 수많은 생각이 들게 했듯, 현 시대 상황에 맞는 이러한 공통되지만 다른 가치를 지닌 대상들을 전시를 통해 공유하고자 한다”고 밝혔다./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