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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로 구두를 만든다구요? 40년 구두장인이 만든 세계 최초 ‘한지구두’… 설렘 가득

 

이사람 40년 구두인생 이천 ‘슈마허 킴’ 김용재 장인

“장애인들도 멋 부릴 권리가 있기에 의족에 꼭 맞는 구두를 만들어 주고 싶다. 그러나 이를 위한 정부 지원이 없다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

40년 구두장인 ‘슈마허 킴’ 김용재(58) 장인의 장인정신이 묻어나는 한마디다.

김 사장은 1976년 가족의 생계를 위해 구두방 일을 시작했다. 그리고 40년이 지난 지금, 장인정신이 깃든 ‘한지구두’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어 구두에 대한 새로운 대변혁을 예고하고 있다.

현재 이천시 마장면 덕이로2 2층에 20평 남짓한 공방에서 딸과 직원 2명이 김 사장의 지휘를 받으며 세상을 감동시키고 놀라게 할 특급 프로젝트를 진행하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올해 ‘한지구두’ 상용화를 목표로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슈마허 킴’ 대표 김용재 장인을 만났다.

가족 생계를 책임지던 19살 소년
동네 구두방 일 거들다
남성수제화 ‘환영양화점’ 오픈


‘나만의 구두 만들자’
IMF 복병 딛고 다시 ‘초심으로’
정우성·황정민 등 배우들 애용

2008년 이천에 새 둥지
야심작 ‘한지구두’ 상용화 눈앞
구두 새로운 대변혁 예고

10살 교통사고로 왼쪽다리 절단 아픔
장애인 맞는 구두 만들고 싶은 소망
정부 지원 없어 안타까워 하기도

40여년 수제화 만들기 외길
구두 얼굴·나이 결정은 ‘정성’
수많은 작업과정 통해 ‘명품’ 탄생


싸롱의 견습생에서 성공까지…

19살이 되던 해인 1976년 가족의 생계를 위해 동네 구두방에서 일을 거들다 손기술을 인정받아 서울 명동의 한 싸롱에 견습생으로 들어간 것이 김용재 구두장인의 시발점이 됐다. 이후 김 장인은 3년간 이 싸롱에서 감각과 손기술을 익히면서 자신만의 구두를 만들고 싶다는 마음에 독립을 결심하고 남성수제화 싸롱 ‘환영양화점’을 오픈해 탄탄대로를 걸었다.

그러나 중간에 포기할 마음도 먹었다. IMF라는 복병을 만나면서 상황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용재 장인은 “나만의 구두를 만들겠다”는 초심을 되새기면서 과감하게 ‘환영양화점’을 접고 그만의 구두를 원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주문제작에 들어갔다.

그리고 그 결과, 국민배우급들을 대상으로 ‘협찬’이라는 전략적 마케팅을 통해 정우성, 황정민, 손현주, 이범수 등이 그의 구두를 이용하는 고객이 되면서 그는 대성공을 거뒀다.

그럼에도 그의 도전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성공을 토대로 “구두 이상의 것을 담아 선물하겠다”는 발상의 전환으로 장애인 전용구두를 만들어낸 것이다. 그가 만들어준 구두를 신은 한 장애인은 현재 그의 평생고객이 될 정도로 만족감을 표하고 있는 상태다.

 

 

 



한지의 우수성이 녹아있는 야심작 ‘한지구두’

2008년 이천에 새 둥지를 튼 김용재 장인은 20평 남짓한 공방에 작업실과 아담한 전시실을 갖추고 ‘슈마허 킴’이라는 그만의 고유브랜드를 만들었다. 40년 구두장인이 제작한 각양각색의 작품들은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이 작은 공방에서 비밀리에 진행된 프로젝트가 있다. 다름아닌 ‘한지구두’다. 종이로 구두를 만든다는 것 그 자체가 엄청난 발상의 전환이라고 생각한 김용재 장인은 특유의 도전정신과 집념으로 ‘한지구두’를 만들어냈고, 올해 안에 상용화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 ‘한지구두’는 충북 음성군에 자리한 한산엔터프라이즈(대표 문윤영)가 원단을 만들어 김용재 장인에게 제작을 의뢰했고, 서너 차례 제작과정상의 미비점을 보완해 만든 완성품이다. 현재 50여명의 사람들이 상용화 전 시험 착용하고 있다(가격 미정).

김용재 장인은 이 ‘한지구두’를 제작하기 위해 한지로 만든 원단을 물속에 24시간 이상 담가보는 등 다양한 절차를 통해 내구성을 확보했고, 이 가능성을 토대로 보완에 보완을 거쳐 구두를 완성했다. 특히 이 구두는 대한민국, 나아가 전 세계 최초의 종이구두로, 우리 한지의 우수성이 고스란이 녹아있어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왼다리를 잃고 장애인들에게 관심을

‘슈마허 킴’이라는 작은 공방에는 2명의 직원 외에도 김용재 장인의 든든한 후원군인 딸 김원경씨가 인터넷 등을 통해 마케팅과 판매를 전담하고 있다.

김원경씨는 “시원시원한 성격의 아빠가 미래를 정확히 보고, 될 때까지 땀흘려 고객들을 감동시키는 점이 너무 자랑스럽다”고 멋쩍은 아빠 자랑을 한 후 “아직까지 한지구두를 신고 있는 분들 중 불만족을 표한 분이 단 한명도 없어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김용재 장인의 무궁무진한 아이디어와 도전정신 뒤에는 남모를 아픔도 있다. 10살 때 교통사고로 왼다리를 절단하는 큰 아픔을 겪은 것이다. 과거의 이 아픔은 김 장인이 누구보다 장애인들에게 관심이 큰 이유이기도 하다.

김용재 장인은 “장애인들도 멋 부릴 권리가 있는 만큼 장애인들이 신을 수 있는 맞춤구두에 대해 정부 차원의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조심스레 현실적인 안타까움을 밝혔다.

 

 

 



사람을 향한 정성이 녹아나는 김용재표 구두

그렇다면 김용재 장인이 40년 동안 수제화만 고집한 ‘김용재 구두철학’은 뭘까. 아마도 ‘구두의 얼굴과 나이’다.

그는 “바늘땀, 내피, 외피, 사소한 부자재 등등 이 중 하나라도 없으면 구두의 얼굴은 만들어질 수 없고 마무리에 따라 나이가 달라진다”며 “구두 얼굴과 나이를 결정하는 것은 기술이 아닌 사람의 정성”이라고 당당히 밝혔다.

그렇기에 김용재표 ‘슈마허 킴’ 구두의 제작과정에는 장인 김용재만의 정성이 그대로 녹아 있다.

우선 아이디어 스케치를 통해 구두 디자인을 완성하고, 구두의 틀이 되는 라스트을 완성한 후 그에 맞는 구두 패턴을 제작한다. 이어 가죽의 색상과 재질을 정한 후 재단(내외피 포함)한다. 여기에 수작업의 핵심단계인 재단된 내피와 외피를 접합, 스티치해서 갑피를 완성한다.

마무리 단계로 갑피를 라스트에 싸고 형태를 유지시키기 위해 여러 단계를 거쳐 창을 접합한다. 이렇게 완성된 작품에 불순물을 없애고 수작업을 통해 태닝이나 광택처리 등을 하고 까래(깔창)을 부착하면 김용재 장인의 또다른 명품구두가 탄생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슈마허 킴’ 김용재표 구두는 빼어난 기술과 감각도 있지만 그에 앞서 김용재만이 갖는 사람을 향한 ‘정성’이 녹아나 고객들로부터 아낌없는 찬사와 신뢰를 받는 핵심이다.

결국 김용재표 ‘한지구두’가 올해 구두시장에 새로운 반향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김용재 장인의 구두에 대한 뉴페러다임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거기에 40년 구두장인이 앞으로 어떤 작품을 만들어낼지 그저 설레임만 가득할 뿐이다.

/이천=김웅섭기자 1282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