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17대 총선 후보공천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곳곳에서 잡음과 혼선, 갈등 양상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당권파와 소장.쇄신파가 충돌하면서 강운태 사무총장이 사의를 표명하며 당무를 중단하는 등 지도부가 공백상태를 빚은 틈을 타 현역의원들이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편법적으로 경선방식을 결정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경선방식을 둘러싼 갈등이 커질 경우 경선 불복과 불참, 무소속 출마 등의 후유증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호남에서는 전남 목포, 순천, 영암.장흥 등에서, 수도권에서는 서울 마포을과 경기 안산, 부천 원미갑 등에서 경선방식을 둘러싼 파열음이 터져 나왔다.
김홍일 의원의 지역구 불출마 선언으로 무주공산이 된 목포의 경우, 지난 25일 지구당 상무위원회에서 당원 50%, 시민 50%가 참여하는 국민참여 경선을 통해 총선후보를 선출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김유배, 양지문, 이상렬, 정영식, 홍승태씨 등 5명의 예비후보가 26일 기자회견을 갖고 100% 시민참여 여론조사를 요구했다.
김경재 의원의 서울 출마로 공백이 발생한 전남 순천은 김 의원이 지난 1월16일 여론조사 경선을 선언했으나, 최근 지구당 상무위에서 중앙당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내달 13일에 전당원경선으로 후보자를 뽑기로 결정해 `체육관 경선' 논란이 일고 있다.
여론조사 경선을 주장해온 조순용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체육관 경선은 당 지도부중 한 사람의 의중에 따라 특정후보를 낙점하기 위한 불공정 경선"이라며 중앙당에 이의를 신청했고, 조 전 수석은 당원경선 강행시 경선 불참과 무소속 출마를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암.장흥의 경우 현역인 김옥두 의원이 전당원 경선을, 박준영전 청와대 대변인이 여론조사 경선을 요구하며 대립한 끝에 지난 26일 지구당 상무 위에서 고성이 오가는 충돌사태가 빚어졌다.
사태가 험악해지자 상무위 의장과 부의장이 퇴장한 가운데 김 의원측 상무위원들이 임시 의장을 즉석에서 선출해 전당원경선으로 후보를 뽑기로 결정했고, 박 전 대변인은 중앙당에 이의 신청서를 냈다.
서울 마포을은 전당원경선으로 결정됐던 것을 중앙당에서 여론조사 경선을 실시하라며 종용하다가 갑자기 전당원경선으로 번복해 혼선을 거듭하고 있다.
유용화 지구당위원장은 "중앙당의 중재를 기꺼이 수용했는데 갑자기 입장을 번복하는 등 중앙당이 오히려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경기 안산단원의 경우 김진관 전 제주지검장과 민영삼 부대변인의 여론조사 경선 결과가 지난 24일 확정됐는데도 분구 예상지역이라는 이유로 발표가 연기돼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부천 원미갑의 경우 구주류 의원들을 중심으로 복당한 안동선 의원을 단수후보로 낙점하려던 움직임이 있었다가 경쟁자인 이상만 부대변인측이 강하게 반발하자 경선방식 결정을 미뤄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