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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시선으로 만난 생애의 순간들

 

흑백사진이 주는 강렬한 대비는 주름 하나까지도 섬세하게 표현하고 눈빛은 깊이를 더하고 인물들은 그 안에서 다채로운 삶을 표현한다.

카메라 하나를 들고 위험한 가부키초를 찍고 다닌 권철 다큐멘터리 사진작가의 일순간 늑대와 같은 표정에서는 그의 끈질긴 집념이 엿보이고 윤구병 보리출판사 대표이사의 생계형 웃음에서는 더할 나위 없는 천진난만한 행복이 느껴진다. 강수진 예술감독의 등 근육에는 그녀가 지켜온 발레에 대한 올곧은 열정이, 배우 김혜자의 눈물에는 인간에 대한 사랑과 연민이 그대로 투영돼 나타나고 바람을 느끼는 사진작가 김영갑의 표정에서는 사진과 삶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과 사랑을 발견할 수 있다.

이렇듯 사람의 이야기는 주름 하나에, 한순간의 표정에, 강렬한 눈빛에 담겨 사진을 넘어 독자에게 전해진다. 우리는 그 사진의 힘을 발견하며 그들에게 공감하고 때로는 우리의 삶을 반추하게 되는 것이다.

24년이 넘는 기간 동안 사진전문기자로 일한 저자 권혁재는 수많은 인물을 찍으며, 그들의 삶을 들으며, 그들의 빛나는 순간을 만났다. 뇌 과학자, 배우, 사진작가, 컬처디자이너, 발레리나 등 다양한 직업만큼이나 다양한 삶의 궤적을 가진 인물들의 이야기는 취재기자의 글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해지고 저자의 사진을 통해 그 내면의 깊이를 엿볼 수 있게 만들었다.

한 사람의 순간을 한 장의 사진으로 담아내기에는 수많은 고민과 노력이 있었지만 그는 무엇보다 인물들이 가진 이야기의 힘을 믿었다. 저자에게 인물들이 가진 이야기는 입으로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었다. 인물들의 표정과 행동, 상황과 순간에서 드러나는 이야기를 사진전문기자의 관점으로 중앙일보에 기고했고 그 기사를 모아 ‘권혁재의 비하인드’에 담았다.

이 책은 그의 사진에 대한 고백이자 그와 사진을 통해 대화를 나눈 사람들의 고백이다. 저자는 멋진 사진을 찍고자 하는 고민, 화려한 기교를 넣은 사진을 찍고 싶다는 고민을 넘어 인물의 이야기를 가장 잘 담을 수 있는 순수한 한 장의 사진을 찍었고 그 사진에 담긴 인물들은 카메라 렌즈 앞에서 자신을 되돌아보기도 하고 때로는 눈물짓기도 하면서 인생이 행복했음을 고백한다. 이책을 통해 우리는 동시대를 살아 온 인물들의 이야기를 엿보는 동시에 ‘사진’이라는 형식을 통해 삶은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에 대해 고민해 볼 기회를 준다./민경화기자 m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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