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살라·로마제국에 복수 다짐하는데…
1959년에 이어 네번째 리메이크
더 풍부해진 캐릭터·웅장한 스케일
예수에 초점… 용서·사랑 메시지 전달
전차 경주·해상 전투 장면 ‘기대만발’
예루살렘의 제일 가는 귀족 벤허는 로마군 사령관이 되어 돌아온 친구 메살라를 반갑게 맞이하지만, 그의 배신으로 한순간에 가문과 가족을 모두 잃고 노예로 전락하고 만다. 5년간의 노예 생활 끝에 돌아온 벤허는 죽음을 불사하는 전차 경주를 이용해 메살라와 로마 제국에 뜨거운 복수를 다짐한다.
20세기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는 ‘벤허’가 2016년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다. 1880년 남북전쟁의 영웅인 루 윌리스 장군이 쓴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1907년 무성영화로 처음 만들어진 후 1925년, 1959년에 이어 네번째 리메이크 작업이다.
57년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벤허’는 벤허를 따를 것을 맹세하는 사랑하는 아내 에스더와 그의 복수에 조력하는 일데르임, 위대한 멘토 예수까지 한층 더 풍부해진 캐릭터와 함께 영화 역사상 최고의 명장면으로 회자되는 전차 경주와 대형 해상 전투 장면을 더욱 웅장하고 압도적인 스케일로 담아냈다.
영화는 ‘원티드’(2008)에서 감각적인 액션과 혁신적인 영상으로 극찬 받은 티무르 베크맘베토브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감독은 “1959년의 ‘벤허’는 20세기 문화에 큰 영향을 준 경이로운 사건 중 하나”라며 “처음 제안을 받고 많이 망설였지만, 수천 년 전의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현대적이고 보편적인 울림을 주고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리메이크의 이유에 대해 밝혔다.
한편 영화속 숨막히는 전차 경주와 해상 전투 장면은 영화의 백미로 꼽히며 기대를 모은다.
벤허와 메살라가 최후의 대결을 펼치는 전차 경주 장면은 배우들이 몸을 불사르는 액션 연기를 선보일 뿐 아니라 말과 전차가 어우러져 경기장을 누비는 모습은 액션캠 고프로(GOPRO) 카메라로 촬영해 사실감 넘치는 화면을 만들어냈다.
또한 2016년 ‘벤허’의 가장 큰 특징은 예수 캐릭터에 새롭게 초점이 맞춰졌다는 것이다. 1959년 작에서 종교적인 신성함을 이유로 뒷모습과 실루엣으로만 등장했던 예수는 이번 작품에서는 시대적인 분위기의 변화에 맞춰 보다 전면적으로 등장해 용서와 화해, 사랑에 관한 메시지를 직접 전한다.
예수는 복수를 준비하는 벤허에게 진정 그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일깨우고자 조언을 아끼지 않고, 핍박 받는 유대인들을 위해 아낌없는 사랑을 베푼다.
한편 주인공 벤허 역은 ‘아메리칸 허슬’(2013), ‘킬 유어 달링’(2013)의 잭 휴스턴이 맡아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선보인다.
이에 맞서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2014),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2016)의 토비 켑벨이 메살라로 분해 선악을 넘나드는 열연을 펼치며 명실상부 할리우드 대표 연기파 배우 모건 프리먼은 벤허의 멘토 일데르임을 맡아 극의 중심을 잡는다.
특히 일데르임은 유색인이 실제 캐릭터로 묘사되는 것은 영화, 연극을 통틀어 모든 ‘벤허’ 창작에서 최초의 시도여서 더욱 의미가 깊다. 영화의 주요 역할인 예수는 ‘300’(2014) 시리즈로 유명한 로드리고 산토로가 맡았다.
/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