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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인들의 출구없는 핏빛 지옥도

강력계 형사·악덕시장 등 네 사람
서로를 물어 뜯는 악귀들의 전쟁
정우성 빗속 카 체이스 씬 명장면
주지훈, 선에서 악으로 변한 캐릭터

 

아수라



장르 : 범죄/액션

감독 : 김성수

출연 : 정우성/황정민/주지훈/곽도원/정만식



아수라는 전쟁이 끊이지 않는 아수라도에 머무는 귀신들의 왕을 뜻한다.

영화 ‘아수라’는 강력계 형사 한도경(정우성), 악덕 시장 박성배(황정민), 독종 검사 김차인(곽도원), 검찰수사관 도창학(정만식) 등 네 사람의 서로 물고 물리는 전쟁과 같은 지옥도를 그린다.

‘아수라’는 선과 악의 대결이라는 큰 구도 안에서 움직였던 기존의 범죄 액션 영화와 차이가 있다. 영화에 등장하는 악덕 시장은 물론이고 아내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시장의 온갖 더러운 일을 처리해주며 악인의 길로 들어선 비리 형사, 그에 대한 의리로 시장의 수하로 들어갔다가 악이 보여주는 신기루 같은 야망에 물들어가는 젊은 형사, 시장을 수사하는 검사와 검찰수사관, 이들은 모두 원하는 바를 이루고자 거침없이 악행을 저지른다.

경찰, 시장, 검찰. 민중의 공복으로 공공의 선을 위해 일해야 할 이들이 자행하는 악의 세계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을 가차없이 짓밟는, 정글 속 맹수들의 세계를 연상시키는 물고 물리는 악인들의 지옥도다.

이처럼 영화는 수단의 선악을 떠나 목표를 향해 치닫는 한국의 현실을 스크린에 투영한다.

네 사람이 펼치는 잔인한 전쟁의 일면을 그린 영화는 눈을 사로잡는 액션장면이 볼거리다.

‘신세계’의 엘리베이터 액션, ‘부산행’의 좀비 액션을 탄생시켰던 허명행 무술감독은 생존을 위해 맞부딪히는 악인들의 전쟁을 실감나게 묘사하기 위해 사전에 치밀하게 짜인 합을 배제하고, 인물이 즉각적인 본능에 입각해서 치열하게 부딪히는 ‘싸움’의 느낌으로 액션을 가져갔다.

그 결과 정우성이 연기한 빗속 카 체이스 장면은 박진감과 생생함, 인물의 절박함이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달되는 명장면으로 탄생했고, 5인의 악당이 최초로 한자리에 물고 뜯는 지옥도가 펼쳐지는 후반부 장례식 장면 또한 액션이 아닌, 처절한 감정이 인물을 몰아가는 핏빛 전쟁터를 스크린 가득 펼쳐 보인다.

한편 정우성, 황정민, 주지훈, 곽도원, 정만식 등 배우로서 자신만의 영역을 다져온 다섯 배우가 스크린을 통해 펼칠 시너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스크린을 통해 처음 호흡을 맞추는 정우성과 황정민 두 배우는 하수인인 비리 경찰과 그에게 꼭 필요한 돈을 빌미로 목줄을 틀어쥔 악덕 시장으로 만나, 하수인이 검찰 때문에 궁지에 몰리는 그 순간부터 둘이 함께 등장할 때마다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하는 서스펜스를 자아낸다.

또한 영화 속에서 유일하게 선에서 악으로 변해가는 캐릭터로 분한 주지훈은 ‘아수라’다운 두 얼굴의 양면성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며 곽도원과 정만식은 특수부 검사와 검찰수사관으로 분해 공권력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악을 생생하게 묘사한다. 생존을 위해, 더 큰 권력을 위해, 성공을 위해, 출세를 위해, 신념을 위해 서로 각축하고 조여오는 강렬한 다섯 배우의 에너지는 그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악인열전의 신세계로 관객들을 초대한다./민경화기자 m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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