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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의 온도는 몇 도?

장하석 교수 저서 ‘온도계의 철학’서 착안
온도·거리 등 과학의 언어로 ‘관계성’ 조명
김다움·김승영 작가 등 6명의 작품 14점
파주 블루메미술관서 내달 1일부터 전시

 

‘한 뼘의 온도-관계측정의 미학’전

과학철학자 장하석 교수는 저서 ‘온도계의 철학’을 통해 ‘온도는 측정 가능한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인간의 ‘차가웠던 경험’이 온도 측정의 기준으로 적용, 결국 온도계가 발명되는데 있어서 주관적인 인간의 감각이 표준이 됐다는 것이다.

올해 미술관에서 만날 수 있는 ‘관계성’을 주제로 전시를 기획하고 있는 파주 블루메미술관은 ‘온도계의 철학’에서 착안, ‘한 뼘의 온도-관계측정의 미학’전시를 통해 온도, 거리와 같은 과학의 언어로 인간의 관계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자리를 만든다.

전시는 김다움, 김승영, 백정기, 심아빈, 정성윤, 리즈닝미디어 등 여섯 작가가 참여해 총 14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정성윤 작가는 수치로 작동되는 기계의 움직임을 통해 체온이 지닌 사람의 마음이 만들어 내는 거리를 지각할 수 있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서로 다른 방향으로 돌아가는 검은 당구공, 작은 틈을 사이에 두고 움직이는 두 개의 색면 기계장치 등 기계의 움직임을 통해 사람 사이의 관계를 떠올릴 수 있다.

바셀린으로 작업한 백정기의 작품도 이채롭다. 바셀린을 두텁게 쌓아올려 투구나 헬멧, 갑옷의 형태를 만든 그의 작품은 틈을 메우는 바셀린의 기능을 세상의 크고 작은 간극을 메우며 움직이는 에너지로 재탄생 시킨다.

정성윤의 검은 기계장치와 마주보는 자리에 김승영이 작업한 낡은 철제의자가 전시되는데, 차가워 보이는 의자는 인간의 체온에 가까운 따뜻한 온도로 이뤄져 무심코 앉아본 관람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물한다. 철제의자에 앉는 순간 몸이 먼저 온도를 지각해 추상적으로 떠도는 기억을 떠올리게 만든다.

공간적인 인과관계가 뒤집어 표현한 심아빈의 작품은 앞뒤, 위아래, 안과 밖 같은 물리적인 위상관계를 뒤집는 상황들을 통해 다른 시공간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있는 서로간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리즈닝미디어는 부피와 형태가 없는 빛을 통해 비가시적인 상호작용으로서의 관계성을 이야기한다. 전시장 중간에 놓인 11개의 계단은 연결공간으로 이곳을 오르는 관람객의 발걸음과 생각을 늦춘다. 또한 계단을 향해 비치는 조명의 환한 빛은 관객과 관객간의 거리를 드러내고 발열하는 빛은 그 따뜻한 온도를 같이 경험하고 있는 관람객들 사이에 접점을 만든다. 이를 통해 예상치 못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 비로소 보이지 않던 관계가 새롭게 조명되고 작고 사소한 계기가 관계망의 중요한 연결고리가 된다는 사실을 환기시킨다.

전시는 다음달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이어진다.

/민경화기자 m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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