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우·김용철·김인순 등
원로미술가 10인 작품 선봬
1960년대~2015년 작품
작업의 변화 한눈에 감상
작가와의 대화·강의도 진행
개관 10주년을 맞은 경기도미술관의 선택은 ‘거장(巨匠)’이다.
오는 12월 4일까지 ‘기전본색(畿甸本色)-거장(巨匠)의 예술을 찾아서’ 전시를 선보이는 경기도미술관은 1950년 이전 출생해 평균 30~40년간 예술가로 자신만의 예술관을 구축하며 ‘거장’이라 불리는 10명의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에는 김광우, 김용철, 김인순, 민정기, 박관욱, 방두영, 손장섭, 오용길, 정문규, 한영섭 작가가 참여한다.
조각가 김광우는 자연과 인간의 조화된 세계관을 기반으로 현대인이 겪는 고뇌를 풍자적으로 형상화한다. 나무와 금속이 조합된 오토바이를 형상화한 ‘도망자’는 달려야 하는 본래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오토바이를 통해 문명의 폭력 앞에 인간이 겪는 고뇌를 드러낸다.
김용철 작가는 1970~80년대를 지나며 경험했던 사회적 문제들을 회화를 비롯해 사진과 회화를 접목한 새로운 장르로 표현, 최근에는 모란, 매화, 장승 등 전통적 도상을 화려한 색채로 그려내 지각과 시각을 동시에 만족시킨다.
참여작가 중 유일한 여성인 김인순은 여성미술 운동을 시작한 작가다. 가부장적인 사회에 대한 비판과 여성인권에 대한 문제를 담은 작품에서 시작해 아이를 낳은 후 작업한 ‘태몽’, ‘뿌리’ 시리즈를 통해 여성 작가로서 사회를 보는 시각의 변화를 감상할 수 있다.
민중미술 대표작가였던 민정기는 삶의 터전의 역사와 이야기를 화폭에 담아내며 박관욱 작가는 은촉, 황동, 아연, 벽돌 등 방대한 재료를 이용해 창작, 작가만의 개방정신을 작품으로 드러낸다.
동양사상에 기반해 작업하는 방두영 작가는 자연과 인간, 삶에 대한 근원적인 탐구를 비롯해 종교와 무속신앙, 민족의 한과 정서를 작품에 대입시켜 순수한 자연 속에 어울려 사는 인간의 삶을 표현한다. 현대사의 비통, 사회에 대한 비극적 시각을 기반으로 작업했던 손장섭 작가는 90년대 파주로 이주한 이후 자연과 환경을 소재로 역사와 현실을 그려냈다.
그의 작품 ‘금강산’, ‘신목’ 시리즈는 사실적인 묘사를 바탕으로 작가의 의식이 반영된 풍경화로 재탄생시켰다.
이밖에도 전통산수화를 현대적으로 재창조한 오용길 작가, 한지 위에 자연의 표정을 담은 한영섭 작가, 한국적인 추상을 새롭게 구축한 정문규 작가까지 10여점 남짓한 작품들을 통해 작가 개개인의 삶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1960년대부터 2015년 작품까지, 전시는 한국미술계에서 이미 입지를 다져왔음에도 끊임없이 고민하고 창작하는 현재진행형 작가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사회적 흐름에 따라 봉착하게 된 문제, 개인적인 사건 등 각자의 경험에 따라 달라진 작업의 변화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어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다.
한편 작가와의 대화는 다음달 5일과 12일, 11월 23일과 30일 경기도미술관 기획전시실에서 이어진다. 전시관련 강의도 다음달 18일부터 11월 8일까지 4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