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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40인 선비 작품에 담긴 애틋한 러브스토리

영남일보 기자 김봉규 책 엮어
조선 선비 야샤 등 취재해 담아
율곡 이이- 기생 유지 등 다채

 

‘아! 기생이란 다만 뜬 사내들의 다정한 것이나 사랑하는 것인데, 누가 도의(道義)를 사모하는 기생이 있는 줄 알겠는가. 게다가 잠자리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을 보고도 부끄럽게 여기지 않고 도리어 감복하니 더욱 더 보기 어려운 일이로다.’

율곡 이이가 자신과 각별한 정을 주고받았던 기생 유지(柳枝)에 대해 쓴 글(柳枝詞) 중 일부다.

이이는 황해도 관찰사로 부임한 후 해주에서 자신의 시중을 들게 된, 자신보다 나이가 27세 아래인 동기(童妓) 유지를 처음 만나 어여삐 여기게 된다.

관찰사 시절 이후에도 여러 차례 만나게 되고, 첫 만남 후 9년의 세월이 흐른 뒤에 이이가 남긴 이 글에서 ‘내생이 있다는 말이 빈말이 아니라면, 죽어서는 신선이 사는 나라에서 너를 다시 만나리’라고 표현할 정도로 두 사람은 지극한 정을 나누는 관계로 발전했다.

유지와 나눈 율곡의 순수한 사랑은 당시 사회에서 다른 사람들이 알게 되면 여러 가지 구설수에 오를 것이 분명하지만 유지에 대해 진솔한 감정을 드러낸 글도 남기게 했다.

살아가는데 있어 정신적 교감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특히 지식인이나 예술가들에게 정신적 교감은 육체적 교감보다 더 절실하며, 이러한 경험들은 예술작품을 창작하는데 훌륭한 자양분이 된다.

영남일보 기자이자 조선 선비들의 삶을 연구하는 칼럼리스트인 김봉규는 조선시대 선비와 기생 등 당대 최고의 지식인들이자 예술가인 이들의 흥미로운 사랑 이야기를 한권의 책으로 엮었다.

조선 선비와 관련된 역사적 사실과 야사 등을 취재해 정리한 이들의 사랑 이야기에는 감동적이면서도 흥미로운 사연이 담겨있다. 책은 널리 알려진 대학자 서경덕과 기생 황진이의 사연을 비롯해 잘 알려지지 않은 이이와 유지, 이황과 두향, 최경창과 홍랑, 유희경과 이매창, 정철과 진옥, 임제와 한우, 최치원과 쌍녀분 이야기 등 다채로운 사랑 이야기를 전한다.

이들의 감동적인 사연과 멋진 작품은 각박한 현실을 살고 있는 현대인들의 가슴을 단비처럼 흠뻑 적셔 줄 것이다.

40여명의 사랑 이야기를 정리하면서 그들의 이야기와 관련된 유적 등을 찾아 촬영한 관련 사진도 싣고 있다. 부록으로 선비와 기생에 대한 설명도 곁들여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민경화기자 m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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