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음극표면에 리튬 석출
양극서 산소 방출 가연성 가스화
배터리 표면 부풀면서 불붙어
발화 매커니즘 첫 심층적 밝혀내
휴대폰 등 충전 각별히 주의해야
노트북과 휴대전화 등 각종 휴대용 전자기기에 널리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가 과충전되면 화재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게 실험을 통해 입증됐다.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는 지난 11일 양주소방서 야외 훈련장에서 ‘2016년도 경기북부 화재 재연실험 시연회’를 열어 이 같은 사항을 검증했다고 12일 밝혔다.
실험은 리튬이온 배터리의 과충전 시 배터리 내부가 어떤 변화를 거쳐 발화하는지 전 과정을 분석, 검증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본부는 그동안의 연구분석 결과를 토대로 실험을 설계하고,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 선임연구원의 지도 아래 실제 재연실험 세트장을 만들어 실물화재 재연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조건으로 자체 제작한 리튬이온 배터리에 컷오프 전압 20V, 5A의 전류를 약 3분간 흘려보내는 방식을 취했다.
이 결과 리튬이온 배터리가 과충전될 경우 먼저 배터리 내부 음극(-) 표면에 화학 반응성이 높은 금속리튬이 석출돼 나뭇가지모양 형태로 자라나는 것이 발견됐다.
아울러 양극(+) 구조에서는 산소를 방출, 전지 내 전해액 분해를 일으켜 가연성 가스를 발생시키며 결국 배터리 표면이 부풀어 올라 발화 현상이 일어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니켈 카드뮴 배터리와 견줘 무게가 가볍고, 용량이 3배 이상 높으며 자연방전 현상이 적은 탓에 비교적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노트북, 휴대전화 뿐아니라 전기자전거나 드론에 이르기까지 쓰임새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발화 실험은 이전에도 몇 차례 시도돼 가능성이 확인됐지만 이번 실험은 과충전시 배터리 내부 변화 등 발화 메커니즘을 심층적으로 밝혀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소방본부는 설명했다.
김일수 도 북부소방재난본부장은 “최근 급속충전의 필요성으로 일부 인터넷 카페를 중심으로 미인증 배터리 충전기의 사용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 같은 미인증 충전기는 허용전류 이상을 공급할 수 있어 화재의 우려가 높은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한편, 북부소방재난본부에서는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한 논문을 다음달 국민안전처 주관으로 열리는 ‘전국 화재조사 심포지엄’에 출품할 예정이다.
/안경환기자 j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