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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공교육 붕괴… 마음의 병 시달린 교사들

경험 바탕 탈진증후군 사례 제시
학교 정신건강 대처법 등 살펴봐

 

공교육의 위기, 공교육의 붕괴, 학교가 무너진다는 표현을 뉴스를 통해 접한지 오래다.

한국과 흡사한 시스템을 가진 일본의 공교육 역시 이미 우리보다 10여년 정도 빠르게 위기를 겪었다.

일본 도쿄의 교원전문병원인 산라쿠병원에서 정신과의사로 근무했던 나카지마 가즈노리는 탈진증후군(번아웃증후군)으로 병원을 찾는 교사들을 자주 보아온 경험을 모아 ‘선생이 부서져간다’를 집필했다.

주로 공교육의 위기 사례에 대해 사교육에 의존하는 학생과 학부모들, 그들로부터 외면받는 공교육을 비추거나 과거에 비해 심각한 교권침해가 벌어지는 현장에 주목했다면 이 책은 바로 그 공교육의 중요한 한 축임에도 여태 주목받지 못했던 교사의 위기에 눈을 돌린다.

1장 ‘부서져가는 교사들의 실상’에서는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 교사들의 탈진증후군 사례를 제시한다.

교사 자신을 둘러싼 주변 환경의 변화, 교사 개인의 적성 문제, 관리직 및 동료들과의 인간관계 등 다양한 원인으로 탈진증후군을 겪는 일반 교사들의 사례들을 망라한다. 뿐만 아니라, 학교에서 소수자일 수밖에 없는 양호교사와 수평구조의 특성을 지닌 학교에서 책임자로서 존재하는 관리직의 탈진증후군 사례도 제시해 보다 넓은 범위의, 다양한 직군의 교사들이 읽고 공감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2장 ‘학교의 정신건강을 위한 대처방안’에서는 학교 정신건강을 위한 대처법을 소개하며 크게는 교사 개인이 할 수 있는 노력과 학교 차원에서 해야 할 대처법을 살펴본다. 저자는 여기서도 1장과 마찬가지로 학교의 정신건강이라는 문제를 일반 교사만의 문제로 보지 않고, 양호교사 및 관리직의 시각에서도 필요한 방법을 찾아보고자 노력한다.

3장 ‘현대 사회의 병리와 인간의 심리’에서는 1장 및 2장과 같은 상황이 발생한 요인을 고찰하기 위해 외적 요인과 내적 요인으로 나눠 분석한다.

저자는 단순히 학교 현장과 그 안에 속한 교사, 학생의 문제에서 벗어나 학교를 둘러싼 사회, 더 나아가 사회가 발전해온 역사를 추적한다.

현대 사회의 발전 과정에서 발생한 진보강박증후군은 현대 사회가 필연적으로 가질 수밖에 없는 병리로써, 오늘날 학교의 위기를 만들어낸 외적 요인으로 지목된다. 또한 저자는 개개인의 내면에 존재하는 희생양 심리도 인간 본연의 모습 중 하나로 규정하고, 이것을 억압하는 사회, 즉 ‘착하게 지내라, 사이좋게 지내라’는 위선만을 강요하는 공동체 윤리의 문제점 역시 사회 병리의 하나로 지적한다. 저자는 단순히 위로의 말을 건네거나, 교사 스스로 힘내서 탈진증후군을 극복해야 한다는 식의 의미 없는 목소리를 반복하지 않는다. 마음의 병에 시달리던 교사들이 치료를 받은 후 적절한 프로세스를 통해 다시 교단에 설 수 있을 방법을 고민하며 학교라는 공간을 둘러싼 현대사회의 병리적 상황과 인간 내면의 본성까지 살펴본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우리가 그간 별다른 의문을 갖지 않았던 공교육의 시스템에 대해 그 근본부터 다시 고민해보도록 만든다.

/민경화기자 m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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