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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몰랐던 조선시대 흥망의 역사

저자, 조선왕조 정치 등 분석
상공업=천한 일 여긴 풍조 생겨
현대 고질적 문제 조선시대도 존재

 

관직이나 정계에서 물러남을 뜻하는 ‘하야(下野)’가 포털 검색어 순위에 오른지 여러 날이다.

국민이 아닌 다른이와 소통했던 박근혜 대통령을 향한 국민의 분노는 그 크기만큼 밝게 촛불로 거리를 채웠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다. 과거의 역사가 현재에 다른 형태로 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백성들의 소리를 듣지 않고 기득권층을 위해 힘썼던 조선의 모습에서 2016년 대한민국의 현실을 투영해 볼 수 있다.

경제학자 정병석이 펴낸 ‘조선은 왜 무너졌는가’는 500년이 넘는 긴 세월을 존속했던 조선왕조가 현대까지 이어지지 못하고 무너질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정치·경제·문화를 날카롭게 분석했다.

조선 중기를 지나 후기로 갈수록, 조선에서 시행되던 제도들은 대부분 폐쇄적이고 착취적인 성격으로 변질됐다.

조선 초기에는 관료를 뽑는 과거 시험에 양인(천민을 제외한 모든 계층)이라면 누구든 응시할 수 있었으나 점차 상인과 장인, 서얼에게는 응시 기회를 주지 않게 됐다.

게다가 시험의 내용이 유교 경전 위주였음에도 평민들에게는 서적 자체를 유통시키지 않아 공부조차 할 수 없게 만들었다.

결국 정부는 모두 양반 사대부 출신의 관료로 구성됐으며, 백성의 목소리는 정책 어디에서도 반영될 수 없었다.

이로 인해 관료들은 자기 계층의 이익만 추구하는 이기적인 집단으로 변했다.

사회에 큰 혁신을 가져올 만한 기술적 발달이나 개혁 정책은 모두 막으려 했고, 백성을 위한 정책보다는 기득권을 보호하는 정책을 우선시했다.

관료들은 서점을 만들자는 건의가 나오자 “우리나라의 풍속에 일찍이 없었던 일”이라고 반대했고, 노비의 수를 줄이는 정책이 시행되려 하자 “노비가 없어지면 평민을 잡아다가 부리게 될 것”이라며 반대했다.

또한 조선의 건국 이념인 성리학과 유교 문화로 인해 ‘농본상말(농업이 근본이고 상업은 말단이다)’ 의식이 확산됐으며 이로 인해 상공업은 천한 일이라고 여기는 사회 풍조가 생겼다. 기술자들을 천하게 여기고 제대로 대우를 해주지 않으니 기술이 발달할 수 없었다.

조선의 이념과 제도가 남긴 흔적은 2016년의 대한민국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법을 존중하지 않는 문화, 과도한 규제와 제도, 불합리한 기득권, 배타적인 태도, 불공정한 노동 시장과 임금 격차,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부재 등 현대 사회가 고질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들은 조선시대에도 존재했던 것이다.

저자는 조선의 사례를 보며 우리도 대대적인 재점검과 정비를 해야 한다고 말하며 국가와 국민 간의 신뢰를 회복하고 좀 더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대한민국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인다.

‘강한 국가’는 국가의 힘이 꼭 필요한 곳에 신속히 손을 뻗을 수 있을 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제대로 보호할 수 있을 때 완성된다. 이 책은 국민을 위한 제도란 무엇인지 조선의 역사를 통해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기회를 마련해줄 것이다.

/민경화기자 m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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