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다양한 이야기가 존재하며 그 이야기들은 각자의 관점에서 다르게 이해되고 판단된다.
내년 1월 22일까지 광주 영은미술관에서 열리는 ‘단면적 사회’는 5명의 신진작가가 참여해 우리사회의 각종 단면을 각자의 시선으로 고민한 결과물을 선보인다.
정덕현은 노동에 대한 고민을 작품으로 표현한다.
익숙한 것 같은 풍경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현실과 떨어진 이질적인 풍경으로 다시 보이는 그의 작품은 현실과 그림 속 사물간의 간극을 통해 인식되지 않았던 현재를 재인식하게 된다.
정덕현 작가는 이러한 재인식을 통해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현상과 사회적 사건이 우리에게 익숙한 모습으로 적응됐는지 드러낸다.
박지현은 하나의 세계 속에서 드러나는 또 다른 세계를 표현한다.
일반적으로 진리는 참, 거짓의 여부와 관련해 규정되지만, 박지현 작가는 사건과 경험 속에서 드러나거나 감춰지는 존재에 관한 것을 이해하고 해석해 도출된 것을 진리라고 정의, 작품에서 드러난 진리는 반드시 참된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작가는 감춰짐과 드러남이라는 대립적인 두 관계의 투쟁을 재해석한 작품을 통해 일상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경험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
상품을 매매하는 행위 그리고 대상이나 사물을 객관화하는 방법과 성(性)을 대하는 방법에는 젠더적 남성의 시각을 공유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김민혜는 한국사회에서 드러내 말하지 않는 성(性), 특히 여성을 바라보는 방식에 대해 작품으로 표현한다.
사회가 구축해놓은 이미지를 소비하는 방식의 한 단면을 탐스러운 과일, 원색의 명함, 돌기가 나있는 발 마사지기를 통해 표현, 이미지를 볼 때 우리는 얼마나 순수하게 무엇을 떠올리며 해석하고 있는지 질문을 던진다.
사회시스템 속에서 담겨있는 익명성의 삭막함과 비감성적요소를 발견한 심은정은 이를 시각화한 작품을 준비했다.
높고 거대한 사각형의 아파트들로 구성된 주거단지에 여러 개의 사각 종이 상자를 쌓아 집을 만드는 모습을 연출, 강압적인 구조 및 정형화된 한국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삶을 대하는 태도를 드러낸다.
죽음이 존재하기 때문에 삶이 더 아름답게 느껴진다는 것을 주제로 작업한 임도훈은 금속구슬로 연결된 작품을 통해 생명의 유한성을 표현한다.
뿐만 아니라 신체의 일부가 지워진 작품을 통해 몸을 던져 살아가는 모든 생명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영은미술관 관계자는 “젊은 작가들이 각자의 시선에서 바라보고 의문을 품어온 사회의 단면을 드러낸 작품들을 통해 함께 사회의 단면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문의: 031-761-0137)
/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