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정전통민화작가회전 17일까지
붉은 제비꽃 옆에서 푸른 나비와 황색 고양이가 장난을 치며 노는 모습이 정겹다. ‘혜정전통민화회원전’에서 만난 황묘룡접도는 화려한 색감이 먼저 눈을 사로잡지만 칠순을 맞은 작가가 70~80세까지 청춘을 간직하고자 그렸다는 말에 다시 한번 그림을 자세히 보게 된다.
조선시대 후기 일반서민들의 생활모습이 반영된 민화는 잡화(雜畵), 별화(別畵)에 속해 당시에는 낮춰 취급받았다. 그러나 민화의 아름다운 오방색과 추상적인 구도는 현대에 와서 예술적 가치가 있다고 평가받기 시작했고, 특히 기복적인 의미가 담겨있어 현대에도 상통하는 지점을 찾을 수 있다.
권청자 작가는 30여년간 미술교사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은퇴후 본격적으로 민화를 알리기 위해 활동했다. 어린시절 장농에서 봤던 민화의 아름다움을 잊지 못했던 권 작가는 민화가 세계에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예술작품이라고 확신했던 것.
권 작가는 자신의 호를 딴 ‘혜정전통민화작가회’는 2007년 결성, 회원전을 통해 다양한 민화작품을 선보여 왔으며 다섯 번째로 열리는 혜정전통민화작가회전을 오는 17일까지 수원문화재단 기획전시실에서 만날 수 있다.
풍경을 비롯해 인물, 소품 등 다양한 소재로 그려진 민화 및 도자기 작품 83점이 전시되며 특히 청춘을 의미하는 붉은 제비꽃, 액을 막아주는 호랑이, 복을 불러오는 까치 등 그림 속 이야기를 찾아내는 것도 전시를 감상하는 또 하나의 재미가 될 것이다.
아울러 주류에서 밀려난, 일명 ‘흙수저’ 작가들이 그렸던 민화는 소박하지만 간절한 염원이 담겨있어 현대인들에게 공감을 불러올 수 있을 것이다. 권청자 혜정전통민화작가회 고문은 “우리 전통민화는 신과 사람을 이어주는 열할을 하듯 신비롭고 강렬한 흡인력이 있어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예술작품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많은 분들이 민화의 아름다움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