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4천억원 규모 K-컬처밸리 사업의 싱가포르 자금투자사가 은행 대출을 받아 사업 시행사에 자금을 댄 것으로 확인됐다.
CJ E&M이 외국인투자기업의 지위를 얻기 위해 자금 여력이 없는 해외투자사를 끌어들인 것이라는 해석이다.
또 해외투자사의 은행 대출 과정도 석연치 않아 CJ E&M이 관여한 것 아니냐는 추가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경기도의회 K-컬처밸리 특혜의혹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는 지난 24일 싱가포르 투자사인 방사완브라더스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해 현지를 방문,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 ▶▶관련기사 3면
조사특위는 CJ E&M이 경기도 소유의 땅을 공시지가의 1%(연 8억3천만원)의 이자로 50년 동안 장기 임대받는 특혜를 위해 실체가 없는 방사완브라더스를 끌어들여 사업시행자인 케이밸리를 급조했다는 의혹을 제기해 왔다.
CJ E&M의 자회사인 케이밸리는 자본금의 10%(50억원)를 방사완브라더스가 투자해 올해 6월17일 외투기업으로 등록할 수 있었다.
독자적으로 사업을 추진했다면 5%(연 41억5천만원)의 이자를 내고도 5년밖에 임대할 수 없었다.
현지 조사결과 방사완브라더스(대표 : 로니 치아)는 스탠더드차타드(SC) 은행 일본 동경지점에서 50억원을 빌려 케이밸리에 투자했다.
또 방사완캐피탈이 12.45%의 고금리로 사들인 330억원 규모의 케이밸리 전환사채 역시 같은 방식으로 대출을 받아 진행됐다. 방사완캐피탈은 방사완브라더스가 100% 출자한 자회사다.
방사완브라더스의 로니 대표는 자금 대출을 받은 스탠다드차타드 싱가포르지점에서 2014년까지 13년 간 투자 유치 업무를 담당했으며 현직 스탠다드차타드 홍콩지점 임원의 소개로 K-컬처밸리 사업에 참여했다.
박용수(더불어민주당·파주2) 조사특위 위원장은 “은행 대출은 방사완브라더스가 자금 조달 능력이 없다는 의미”라며 “사업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호텔, 건설, 자금지원, 유통 등 각 분야별 전문업체로 컨소시엄을 꾸리는 게 일반적인데 케이밸리가 이런 업체를 끌어들인 것 자체가 의혹”이라고 말했다.
CJ E&M 관계자는 “기업은 수익을 좇는다. CJ가 독자 추진으로 5%의 임대료를 낸다 해도 5년 뒤 입찰에서 떨어질 수 있다”며 “외투기업이라면 1%에 50년 임대여서 요건을 갖췄다. 경영상의 다툼을 없애기 위해 작은 회사를 골랐다. 케이밸리 출자금을 은행 대출로 마련했다는 사실은 몰랐으나 자금만 차질없이 들어오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설명했다.
한편, 조사특위는 방사완브라더스가 담보나 지급보증 없이 자본금(한화 약 8억2천만원)의 수십 배를 신용 대출 받은 경위에 의혹을 제기, 대출 과정에서 CJ E&M의 관여 여부를 밝히는데 주력할 계획이다./경기도의회 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