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설탕’이라고 적힌 음료수가 설탕을 넣지 않아서 건강에 좋다는 터무니없는 논리에 더는 속을 사람이 없을 것이다.
합성감미료의 대표로 꼽히는 사카린은 설탕보다 500배 더 단맛을 내고, 시판 음료수에 많이 사용되는 수크랄로스는 설탕보다 단맛이 600배나 된다. 비정상적으로 단맛을 내므로 결코 건강에 이롭지 않다는 사실은 물론이고 수크랄로스는 고온 가열시 염소가스가 발생할 우려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할 감미료이다.
과자를 포함해서 시중에 판매되는 식품류에는 합성착색료가 쓰이는 경우가 많다. 맛있어 보이도록 색을 입힌 과자는 천연재료에서 색소를 추출하기도 하지만 유해한 물질도 포함돼 있다.
화학적으로 합성한 착색료라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 합성착색료가 대부분 갖고 있는 벤젠 구조는 건강에 좋지 않은 것들이 많다.
특히 청색1호와 황색4호 등은 알레르기나 간장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이처럼 식료품뿐만 아니라 의약품, 화장품 등 생활의 편리를 위해 쓰이는 생활용품에는 대부분 화학물질이 포함돼 있다. 인간의 삶을 좀 더 편리하고 쾌적하게 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때론 생명을 위협하는 무기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전국민을 충격과 고통에 빠뜨린 가습기 살균제 사건만 봐도 그렇다. 가습기에 물때나 곰팡이가 생길까 봐 살균제를 사용했지만 결국 아이들에게 악영향을 미치게 된 것이다.
이러한 피해를 막기 위해 어떤 물질이나 제품이 더 건강하고 안전한지 소비자 스스로 잘 알아보고 구매할 필요가 있다. 현명한 소비자가 되기 위해 생활 속 유해 화학물질의 실체를 명확히 알려주는 책이 나왔다.
이학박사이자 나고야 산업화학연구소 수석 연구원, 나고야 공업대학 명예교수인 사이토 가쓰히로는 생활속 유해 화학물빌의 실체를 명확히 알려주고자 ‘유해물질 의문 100’을 펴냈다.
저자는 “우리가 접하는 화학물질에 대해 제대로 알고 써야 한다”고 강조하며 책을 통해 화학물질에 대한 지식들을 설명한다.
이 책은 8개의 장으로 이뤄졌다. 가정, 음식과 첨가물, 의약품 화장품, 자연식품, 농수축산업 현장, 공업용품, 생활환경 등으로 분야를 나눠 그 속에서 발견되는 유해물질에 대한 궁금점을 하나하나 풀어나간다.
‘의약품을 먹을 때 주의해야 할 점’, ‘건강보조식품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위험하다’, ‘버섯에는 어떠한 위험 성분이 들어있을까’ 등 일상생활에서 궁금했던 유해물질에 대한 이야기를 알기 쉽게 담았다.
엄마 아빠가 아이들과 함께 생활 속 유해물질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고 왜 조심해야 하는지를 알아나간다면 기업도 더는 유해물질 사건을 일으킬 수 없을 것이다. 기업과 정부가 먼저 실천해야 하지만 소비자가 똑똑해지면 더는 가습기 살균제 같은 비극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도 이 책은 저자의 바람대로 유해물질에 대한 기초 지식 또는 색인 역할을 해줄 것이다./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