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겁의 광풍을 맞고 강인하고 위엄있는 모습으로 남아있는 백두산. 수많은 시련에도 단단하게 버티고 있는 백두산을 통해 우리가 일궈야할 대한민국의 미래를 꿈꿔볼 수 있을 것이다.
홍형표 작가가 그런 백두산을 화폭에 옮겼다. 그리고 그곁에 고은 시인의 ‘백두산으로’ 시구를 덧붙였다.
고은 시인의 시를 접한 후 백두산을 찾은 홍형표 작가는 그 위용에 압도당했다. 발아래 펼쳐진 비취빛 못과 웅장한 산세는 한민족의 기백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그렇게 백두산은 홍형표 작가에게 그려야만 하는 숙명이 됐다.
백두산을 보고온 뒤 바로 스케치를 시작했고, 붓과 먹으로 작업하는 홍 작가는 처음에 흑백의 백두산을 계획했다.
그러다 우리 민족의 기상을 표현하고자 태극문양을 상징하는 푸른빛 못과 붉은빛 하늘을 더했다. 거친 붓질로 완성된 산세는 외롭지만 강인한 산의 느낌이 잘 표현됐고, 못 주변을 꽃봉우리처럼 감싸고 있어 안정감을 준다.
홍형표 작가가 2년간 준비한 대작을 만날 수 있는 ‘山下’ 전시가 오는 22일까지 수원화성박물관에서 열린다.
홍 작가는 백두산의 밤과 낮 풍경을 담은 작품 2점을 그려 비교하며 감상할 수 있다.
또한 백두산 작품을 비롯해 전통 문인화에 서양 회화의 느낌을 더한 ‘시간의 흔적’ 시리즈도 소개된다.
홍형표 작가는 “백두산의 위용에 압도당했고, 그 느낌을 그대로 화폭에 담으려 했다. 백두산을 통해 어려운 시국에 힘을 얻고 희망을 꿈꿀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