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사회적 역할 고민
공공프로젝션·디자인 국제적 명성
김구의 ‘나의 소원’ 접한 작가
세월호 유족·해고노동자 등
한국사회 상처 담은 신작 선봬
폴란드 출신의 세계적 미디어 아티스트 크지슈토프 보디츠코의 국내 첫 개인전 ‘크지슈토프 보디츠코: 기구, 기념비, 프로젝션’이 오는 10월 9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다.
1943년 바르샤바에서 태어난 크지슈토프 보디츠코는 대학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이후 유니트라(Unitra) 등에서 산업디자이너로 근무하면서 대안공간을 중심으로 작가로서 활동을 시작한다.
1977년 캐나다로 이주했고, 1980년대에 들어 미국의 뉴욕, 독일의 슈투트가르트와 카셀 등 여러 도시에서 사회 비판적, 정치적 메시지를 던지는 야외 프로젝션 작품을 발표, 상처받고 억압된 사람들이 발언할 기회를 만들어주는 공공 프로젝션과 디자인 작품으로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그의 다양한 작품 활동을 소개하는 전시는 총 4부로 기획됐다.
1부 초기작에 이어, 2부 기구는 사회적 약자들이 겪는 차별과 부당함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며 작가가 완성한 대상들의 파르헤지아(Parrehesia/자유로운 발화/Free Speech)가 가능하도록 도와주는 ‘문화적 보철기구(Cultural Prosthetics)’를 소개한다.
3부 공공 프로젝션에서는 가정폭력생존 여성들의 목소리를 담은 ‘티후아나 프로젝션’(2001), 원폭 피해 여성, 특히 재일 조선인의 목소리가 담긴 ‘히로시마 프로젝션’(1999) 등 총 10편의 영상과 함께 관련 메이킹 영상이 소개된다.
4부에서는 참전군인 및 피해자들의 트라우마를 담은 영상 작품과 함께 전쟁이 존재하지 않는 이상적 상황을 그린 비(非)-전쟁을 만나 볼 수 있다.
신작 ‘나의 소원’(2017)은 7전시실에서 만날 수 있다. 독립운동가인 백범 김구의 정치적 이념을 밝힌 논문 ‘나의 소원’을 접한 작가는 그가 꿈꾸던 이상적인 사회에 대한 기대에 이끌렸고 지난해 5월부터 다양한 사람들의 만나 그 목소리를 담아나갔다.
이 작품은 세월호 참사로 아이를 잃은 어머니, 해고노동자, 탈북 예술가, 귀화 영화배우, 동성애 인권 운동가, 소외되는 노인 등 지금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상처와 고통을 보여준다.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는 “폴란드 난민으로 시작해 진정한 세계 시민으로 거듭나며 예술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고민해온 보디츠코의 작품을 통해 관람객들은 예술과 사회, 민주적 절차 간의 관계를 깊이 있게 마주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자세한 정보는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http://www.mmca.g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문의: 02-3701-9500)/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