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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人 앵글에 포착된 ‘빈집의 사회학’

사람들 떠나버린 빈방·빈건물·폐교·폐주유소…

 

공간 이다, 5일부터 사진전… 사회문화적 의미 성찰

산업자본주의의 근대 개발 정책으로 도시를 중심으로 아파트와 고층빌딩이 세워졌지만 반대로 사람들이 떠난 빈집들도 곳곳에 남겨졌다. 빈집은 단순히 비어있는 공간의 의미를 넘어 우리 사회가 겪었던 변화들을 내포하고 있는 상징적인 공간인 것이다.

하남의 복합문화공간 공간 이다는 이러한 빈집의 다양한 모습을 담은 사진전 ‘빈집의 사회학’을 오는 5일부터 25일까지 개최한다.

4명의 작가가 참여한 전시는 다양한 방식과 시선으로 포착한 빈집을 통해 그 사회문화적 의미를 성찰한다.

조현택의 ‘빈방’은 도시를 재생하는 과정에서 철거가 예정된 빈집의 빈방을 촬영한 작품이다. 작가는 빈방을 거대한 카메라 옵스큐라(어두운 방, camera obscura)로 만들어 빈집의 마당 풍경이 방안에 상하좌우가 전도돼 비친 서정적인 영상을 포착, 실제와 환영이 공존하는 장면을 통해 빈방에 누적된 시간들을 드러낸다.

방선경 작가는 인간의 필요에 의해 신축된 콘크리트 건축물이 용도를 다해 폐기된 공간을 촬영했다. 그 공간들을 정원으로 은유한 방 작가는 차갑게 폐기된 공간 속에 남아 있는 삶의 흔적과 체취를 찾아 인간이 부재하는 차가운 공간을 따듯한 장소로 전환시킨다

 


서영주의 ‘공空 상像’은 농촌 사회의 몰락과 함께 문을 닫게 된 폐교의 황량한 풍경을 기록한 흑백 사진이다. 서 작가는 지역 공동체가 해체되고 지역 문화가 파괴된 지역 차별과 소외의 문제를 상기하며 폐교를 통해 우리나라 근대화, 산업화, 도시화 과정의 이면과 그 허상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김혜원은 미국의 개념미술가 에드워드 루샤(Edward Ruscha)의 ‘26개의 주유소’를 패러디한 ‘26개의 폐주유소’를 선보인다. 루샤가 미국의 경제 번영을 상징하는 국도 66번에서 주유소를 촬영해 미국의 번영과 희망을 재현했다면 김혜원 작가는 서구가 이끈 중단 없는 혁신이라는 근대적 이상에서 밀려나 삶의 에너지마저 상실한 한국 변두리 지역의 생태 환경과 문화적 현실을 보여주고자 한다.(문의: 031-796-0877)

/민경화기자 m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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