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진 작가는 도시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특정 공간에 누적되어 있는 ‘시간성’과 ‘서사성’을 시각화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급변하는 산업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가치체계의 혼돈, 그리고 인간이 지향해야 할 가치를 추적하는 과정을 작품에 담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도시공간의 근대적 패턴을 연상시키는 반투명의 ‘벽’ 오브제와 현대 사회의 생산, 제조와 유통의 과정에서 버려지거나 제외된 폐유리, 비닐, 실 등의 재료들을 수집하고 재가공한 오브제들을 함께 배치해, 경제적 효용성과 물질적 가치가 없어 현대사회에서 불필요하고 무가치한 것으로 치부된 요소들의 조합이 이루어내는 ‘미적 가치’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
자신이 살던 동네 어귀에 심어있었던 ‘먼나무(Ilex Rotunda)’의 존재처럼, 이수진 작가는 자본주의 삶의 흐름 안에서 주요한 상징과 가치가 되지 않는 작은 존재들을 향한 따뜻한 시선을 작품을 통해 드러낸다.
한편, ‘퀀텀점프’는 경기도미술관과 경기창작센터가 협력하여 젊은 예술가들의 새로운 시도를 소개하는 연중 기획 전시로, 허우중, 이수진, 전우연, 빈우혁에 이르기까지 전도유망한 네 작가가 경기창작센터 입주기간 동안 완성한 최신작들이 공개되며, 내년 2월까지 경기도미술관 프로젝트 갤러리에서 릴레이로 펼쳐진다./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