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범죄/스릴러
감독: 원신연
출연: 설경구/김남길/설현/오달수
세상에 불필요한 쓰레기들을 청소한다는 명목으로 오랜 세월 살인을 저질러온 ‘병수’는 17년 전 연쇄살인을 그만두고 수의사로 평범한 삶을 살아오다 알츠하이머 판정을 받게 된다.
병수는 희미해져 가는 기억을 붙잡기 위해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녹음하고, 매일의 일과를 일기로 기록한다. 그러던 중 마을에 연쇄살인사건이 발생하고, 우연히 마주친 남자 ‘태주’에게서 살인자의 눈빛을 읽어낸다.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은 김영하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며 문학계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작품으로, 알츠하이머에 걸린 연쇄살인범이라는 파격적인 소재와 새로운 연쇄살인범의 등장 이후 숨 쉴 틈 없이 몰아치는 전개, 반전 결말까지 그간 본 적 없는 흡입력 있는 스릴러 소설의 탄생을 알리며 독자들을 사로잡았다.
장르 영화의 귀재 원신연 감독은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에 대해 “무엇 하나 빠지는 것 없는 재미 종합 선물세트다. 영화화하지 않으면 그게 더 이상한 작품”라고 극찬하며 원작이 가진 독창적인 재미에 영화적인 창작을 더해 독특한 색깔의 범죄 스릴러 영화를 탄생시켰다.
영화는 소설을 원작으로 한 파격적인 설정과 속도감 있는 전개로 조각난 퍼즐을 맞춰가는 듯한 재미를 선사하며, 지금까지 한국영화에서 본 적 없는 새로운 서스펜스를 제시한다.
원신연 감독은 캐릭터의 감정을 증폭시키기 위한 리얼리티를 살리는데 집중했다.
시나리오 단계에서 신경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영화가 묘사하는 알츠하이머의 증상에 디테일과 정확성을 보강했을 뿐 아니라 영화 속 중요 장면인 병수의 기억 속 살인 몽타주를 모두 실제에 가깝게 구현했다.
‘병수’가 알츠하이머에 걸리는 계기가 되는 차량 전복 사고 장면 역시 360도 회전하는 카메라를 직접 제작 후 원 씬 원 컷으로 촬영해 CG 없이 사실감 있게 탄생시켰다.
이같은 감독의 노력과 함께 설경구의 열연이 더해져 영화의 완성도를 배가시켰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살인마 ‘병수’ 역을 맡은 설경구는 캐릭터의 특징을 살리기 위해 극한의 체중 감량에 나서 특수분장 없이도 본인보다 10살 많은 외형을 완성했다.
또한 ‘병수’가 알츠하이머로 인해 현실과 망상을 오가며 겪어야 하는 혼돈을 순간적인 눈빛 변화만으로 완벽히 표현해냈다.
이처럼 신선한 소재와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전개로 무장한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은 올 가을 관객들의 늦더위마저 날려버릴 강렬한 범죄 스릴러를 예고하며 기대를 모은다.
/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