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도시를 떠나 자신만의 속도로 살아가길 원하는 젊은층이 제주도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제주도에서 한 달을 살아보는 프로젝트도 진행되고 있어 제주도의 인기를 입증한다. ‘금능리 1345번지’는 누구나 한 번쯤 살아 보고 싶은 제주에서의 생활 일기를 담은 책이다.
저자는 한 달에 10일은 민박집 주인, 20일은 싱어송라이터로 살며 출근도 퇴근도 없는 곳에서 누구나 한 번쯤 살아 보고 싶은 삶을 살고 있다.
책에는 제주에 터를 잡고 살기까지의 일련의 과정, 그곳에서 펼쳐지는 다큐 같은 삶의 기록, 제주 감성이 묻은 사진이 일기처럼 담겨 있다.
제주에 와 본 경험이라고는 고등학교 수학여행이 전부였던 저자는 우연한 계기로 제주를 방문했고, 그 횟수가 잦아졌다.
그리고 제주 한림읍 금능리 어느 골목 끝에 자리한 집을 얻게 된다.
한적하고 고즈넉한 농가 주택을 얻어 본격적인 제주살이를 시작하게 된 저자는 낯선 곳에서의 시작이 쉽지만은 않았다.
아무리 뜯어 내도 시멘트 벽이 나오지 않는 오래된 벽지와의 사투, 꽤 오랫동안 반짝인 적 없는 듯한 화장실 타일 청소, 수도꼭지를 잘못 건드려 집 안이 온통 물바다가 돼 후회를 쏟고 또 쏟는 일은 공사 중에 비일비재했다.
본격적인 제주살이에 앞서 일종의 통과 의례 같은 셀프 인테리어는 3개월에 걸쳐 진행됐는데, 책 속에는 그 과정들이 일자별로 상세히 담겨 있다.
저자는 큰방, 작은방, 부엌, 거실에 들어갈 가구들도 직접 만들었을 뿐 아니라 바닷가에 나가 파렛트를 주워 침대를 만들기도 하고, 여기저기 굴러다니는 나무와 공사장 거푸집으로 아일랜드 테이블을 만들었다.
“10년간의 서울 생활 동안 해 본 공사라고는 시계를 달기 위해 벽에 드릴로 구멍을 뚫은 것이 전부였다”는 저자는 특별한 기술 없이 텅 빈 공간을 채우고, 하나씩 고쳐 집으로 만들어 가는 일련의 과정을 책을 통해 소개한다.
여행만으로는 절대 알 수 없는 제주살이를 다큐처럼 보여주는 ‘금능리 1345번지’를 통해 작은 힐링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