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원 사진전 ‘에코토피아를 향한 명상 Ⅱ’가 다음달 1일까지 하남의 복합문화공간 ‘공간이다’에서 열린다.
산업자본주의로 인해 파괴되고 변형된 지형과 환경을 담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는 김혜원 작가는 사진을 전공한 지 20년이 되는 해를 기념해 그 동안의 작업들을 연대기순으로 선보이는 전시를 준비했다.
2006년 발표한 ‘Commercial Landscapes’는 상업화된 풍경과 지형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김 작가는 골프장, 낚시터, 수영장, 눈썰매장, 사격장, 객석 등 유료화된 여가 문화 공간의 텅 빈 풍경을 통해 인간의 욕망과 인간 소외가 공존하는 모순적인 현실을 드러낸다.
또한 야외 주차장을 통해 환경 파괴와 소비 문화라는 사회문화적 현실을 보여주는 ‘34개의 야외 주차장’(2009)과 인공적으로 조성한 해수욕장을 통해 금수강산의 의미와 가치를 탐색하는 ‘금수강산 프로젝트-인공 해수욕장’(2014) 도 전시된다.
인공 폭포를 주제로 한 신작도 소개된다.
자연의 질서를 역행하는 폭포를 담고 있는 ‘금수강산 프로젝트-인공폭포’(2017)를 통해 상품으로 전락한 자연의 가치를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김 작가의 작품들은 원근법을 파괴한 정면성, 주관을 배제한 객관성과 중립성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파스텔 톤의 컬러와 미니멀한 이미지를 통해 시적(詩的)이고 서정적인 분위기를 드러낸다. 따라서 사회적 메시지와 함께 심미적 요건을 충족하며 작품에 대한 몰입도를 높인다.
전시 관계자는 “김혜원 작가는 삶의 터전으로서의 자연 환경을 문화 소비를 위한 인공 경관으로 변형시켜 놓음으로써 자본주의 시대의 공간 조직 체계와 문화적 가계도를 생생하게 보여준다”고 밝혔다.
/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