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트 아담스·주 로우 파·닉 탄다바니치
“인터렉티브 아트 창조하는 예술가 그룹”
관객, 작품과 동등한 참여자로 변화
백남준아트센터 내년 3월 4일까지 전시
한국서 촬영 ‘앞을 향한 나의 관점’ 첫선
백남준아트센터 국제예술상 수상 작가 블라스트 씨어리의 개인전 ‘당신이 시작하라’가 내년 3월 4일까지 백남준아트센터에서 열린다.
1991년 런던에서 만들어진 블라스트 씨어리는 매트 아담스, 주 로우 파, 닉 탄다바니치로 구성된 예술가 그룹이다.
스스로를 “관객을 작품의 한 가운데에 두고,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질문들에 대해서 탐구하는 인터렉티브 아트를 창조하는 도전적인 예술가 그룹”이라고 정의한 이들은 관객들을 퍼포먼스에 개입시키는 작업을 비롯해 인터렉티브 매체를 적극적으로 사용한 작업들로 국제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1990년대 중반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미디어의 발전과 궤적을 같이 하면서도 날카롭고 밀도 있는 심리 분석이 탁월하다”는 평을 받으며 2016 백남준아트센터 국제예술상 수상자로 선정된 블라스트 씨어리는 이번 개인전을 통해 자신들의 예술세계를 집약적으로 선보인다.
전시의 제목 ‘당신이 시작하라’는 관객에 의해서 작품이 시작된다는 하나의 정언적 명제이다.
이러한 명제 아래 관객은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작품에 개입하고 작품을 유지시키는 행위자가 된다.
마치 대등한 위치에 있는 플레이어들이 참여하며 누가 이길지 알 수 없는 게임처럼, 블라스트 씨어리는 관객을 작품과 동등한 참여자로 변화시킨다.
이같은 블라스트 씨어리의 예술적 가치관은 작품에서도 드러난다.
‘앞을 향한 나의 관점’은 한국에서 촬영한 풍경을 담은 영상을 추가해 이번 전시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작품이다.
한국 곳곳을 찾아 일상적인 풍경을 담고 있는 이 작품은 관객들이 자신의 삶을 객관화해 천천히 관찰할 수 있게 꾸몄다.
2097년 미래를 보여주는 ‘2097: 우리는 스스로를 끝냈다’도 주목할만하다. 5개의 단편 영화로 구성된 이 작품은 막연히 상상하는 미래에 우리가 기술적 결정력과 회복력을 가질 수 있는가에 대해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2013년 일본의 아이치에서 제작된 ‘내가 평생 동안 할 일’은 물에 잠겨있던 폐선을 공원으로 옮기는 과정을 다룬다. 자연에 의해 발생하는 재앙에 맞서 이를 회복하고자 연대하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가 어떻게 망가진 공동체를 회복시킬 수 있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백남준아트센터 관계자는 “블라스트 씨어리는 대중들을 위해 공적이며 무겁게 여겨졌던 장소를 움직이고 낯선 사람과의 대화와 놀이가 살아 움직이는 장을 구축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삶을 개척해 나갈 수 있는 방법들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