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고, 궁금해 하지도 않는 각박한 요즘, ‘서로 이웃에 살며 정이 들어 친분이 두터운 이웃’을 의미하는 ‘이웃사촌’이라는 개념은 이제 더는 주위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우리 빌라에는 이상한 사람들이 산다’는 이처럼 소원한 이웃 관계를 주제로 한 동화다.
지하 1층부터 4층까지, 모두 네 가구가 살고 있는 행복빌라가 있다.
반지하인 B101호에는 유치원생 영아와 엄마 단둘이 살고, 201호에는 여든 된 할머니가 혼자 살고 있다.
301호에는 얼마 전 이사 온 초등학생 유진이네가 살고 있다.
유진이네 아빠는 주말에만 집에 오고, 엄마는 미용실에서 일하느라 매일 늦게 퇴근한다.
401호에는 집 밖을 잘 나오지 않는 아저씨가 혼자 살고 있다.
행복빌라는 서로 어떤 사람이 내 이웃으로 살고 있는지도 모르고, 알고 싶어 하지도 않는 사람들로 채워져 있다.
그래서 행복빌라 사람들은 두문불출하는 멀끔한 청년을 전자발찌를 찬 흉악범으로 생각하고 멀리하기도 하고, 윗집을 잘 모른다는 이유로 아랫집에서는 윗집 아이와 어울리지 못하게 한다.
서로를 몰라 경계하는 이들 사이에서 유진이는 B101호에 사는 유치원생 영아와 친해지며 마음을 나눈다.
배고파하는 영아를 위해 달걀프라이를 만들어 주기도 하고 함께 놀아주며 친구가 된다.
유진이와 영아가 빌라 구석에서 함께 놀기 시작하자, 빌라 주민들은 조금씩 이 아이들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어느 집에 누가 사는지조차 몰랐던 행복빌라 주민들은 아이들로부터 시작된 나눔과 소통으로 조금씩 서로를 알아가기 시작한 것이다.
따뜻하고 긍정적인 인간관계를 그린 ‘우리 빌라에는 이상한 사람들이 산다’는 아이들에게 이웃과 왜 더불어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교훈을 전한다.
/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