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향곡의 탄생을 알린 카를 필리프 에마누엘 바흐에서 20세기 교향곡의 선구자 쇼스타코비치까지 작곡가 18명의 교향곡 82곡을 다룬 책이다.
각 장은 내용상 둘로 나뉘는데, 전반부에서는 작곡가의 생애와 음악적 특징 그리고 당대의 사회적 배경을 살피고, 후반부에서는 해당 작곡가의 주요 곡들을 해설한다.
대학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하고 10년간 연주자로 활동했던 저자 최은규는 현재 예술의전당 음악아카데미 강사 및 연합뉴스 클래식 음악 전문 객원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듣는 사람을 위한 가이드’라는 부제로 다양한 교향곡들을 한권에 담은 이책은 클래식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돕는다.
책은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의 교향곡처럼 입문자에게 첫 관문이 될 작품들은 전문 용어나 음악적 표현을 되도록 줄여 처음 듣는 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리스트의 ‘파우스트 교향곡’이나 베를리오즈의 ‘환상 교향곡’처럼 음악의 스토리 라인을 꼭 알아야 하는 표제음악의 경우는 해당 작품에 영감을 준 소설이나 시의 내용이 음악 작품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책 후반부의 무게 중심은 브루크너와 말러, 쇼스타코비치에 있다.
이들의 작품은 길이가 매우 길 뿐만 아니라 클래식 음악 애호가에게도 까다로울 수 있는 만큼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보다 분석적인 해설이 이뤄졌다.
특히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아홉 곡이 소개된 점이 인상적이다.
냉전이 지난 후에야 한국에서 연주될 수 있었던 쇼스타코비치 교향곡을 대학 시절에 접한 저자는 그 낯설었던 감동을 잊지 않고 오래도록 간직해왔으며, 여전히 조금은 생소한 쇼스타코비치의 독특한 음악세계를 소개하기 위해 이 책의 많은 지면을 할애했다.
또한 저자는 작품마다 악장별로 해설을 이어가며 악장의 분위기를 좌우하고 작곡가의 개성이 드러나는 부분을 세심하게 짚어준다.
예컨대 하이든 교향곡 96번 ‘기적’ 1악장 서주에 대한 분석에서는 ‘하이든의 유머’가 어떤 음형과 소리로 나타나는지 정확하게 설명하며 말러 교향곡 2번 3악장을 우리 존재와 삶으로 해석하는 부분에서는 음악을 통해 사유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이 책은 음악에서 무엇을 들어야 하는지를 알고자 하는 음악애호가들의 지적 갈증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