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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위안부 합의 ‘모호한 절충’ 10억 엔-화해·치유재단 처리 불씨

‘피해자 중심’ 원칙 관철
한일관계 관리 동시 감안
日 ‘사실상 합의변경 시도’ 반발
피해 할머니들 반응도 ‘변수’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9일 발표한 한일위안부 합의에 대한 정부 입장의 핵심은 합의를 문제의 진정한 해결로 볼 수 없지만 파기 또는 재협상 요구는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일본이 자국 정부 예산으로 출연한 10억 엔과 피해자 및 가족 지원을 위해 설립한 화해·치유 재단의 처리는 미래의 과제로 남겼다.

합의를 유지는 하지만 지난 정부에서 해온 대로 그대로 이행하지는 않을 가능성을 내포한, 다소 모호한 결론으로 볼 수 있다. 아울러 우리 정부 차원에서 취할 피해자 구제 조치들을 하겠다고 밝히면서도 일본에 대해서는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 회복, 마음의 상처 치유 등을 위한 노력을 기대한다고만 밝히고 요구 사항을 명시적으로 거론하지 않았다.

이런 내용에 대해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일본을 향해 뭘 하라는 쪽보다는 우리가 하겠다는 내용이 중심”이라고 말했다. ‘피해자 중심적 접근’이 부족했다는 내용으로 위안부 합의 검토 TF의 보고서가 지난달 27일 나오고 그 다음날 문 대통령이 “이 합의로 위안부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는 점을 다시금 분명히 밝힌다”고 말함으로써 파기 또는 재협상 가능성까지 거론됐던 점을 감안할 때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여러 현실적 고민을 반영한 것이라는 평가다.

재협상을 않겠다는 이날 발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공약한 재협상 추진을 사실상 철회한 것이기도 하다.

일본이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치유금 지급 등을 위한 ‘화해·치유 재단’에 출연한 10억 엔의 처리에 대해서도 비슷한 고심의 흔적이 엿보인다.

수령 의사를 밝힌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지급하고 남은 60억원대의 일본 출연금 잔액은 그대로 둔 채 정부 차원에서 10억 엔 상당 금액을 별도로 마련키로 하고, 이 기금의 처리 방안은 추후 일본 측과 협의하기로 한 것은 10억 엔의 반환을 바라는 측의 정서와 출연금 반환시 일본이 그것을 사실상의 합의 파기로 간주할 가능성을 두루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번 발표로 피해자 중심 접근 원칙 관철과 한일관계 관리라는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로 보인다.

우선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과 지원단체에서는 재협상을 않겠다는 우리 정부의 발표에 대해 비판도 나오는 상황이다.

여기에 일본은 “한일 위안부 합의를 실행하지 않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번 발표를 사실상 합의 변경 시도로 간주하는 듯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런 반응으로 미뤄 일본 측이 한국 정부가 새롭게 마련할 10억 엔의 처리 협의에 응할 가능성도 크지 않아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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