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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녁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선수로서 예의가 아닌 거 같아 힘든 결정 내려”

이런 부상 발로 진통제 맞고 조코비치 16강전·샌드그랜 8강전 승리 투혼

 

정현, 호주오픈 페더러 4강전

발바닥 물집 부상 끝내 기권패

“오른 발은 물집 심해 생살 나와

왼발 물집도 경기중 악화” 밝혀

국민들 발바닥 사진보고 ‘감동’

한국 테니스 사상 처음으로 메잊대회 4강에 진출한 정현(58위·한국체대)이 발바닥 물집 부상으로 2018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준결승전에서 기권패 했다.

정현은 지난 26일 호주 멜버른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단식 준결승전에서 세계랭킹 2위 로저 페더러(스위스)를 상대로 첫 세트를 1-6으로 내준 뒤 2세트 게임스코어 2-5로 뒤진 상황에서 경기를 포기했다.

2세트 게임스코어 1-2에서 브레이크를 당한 정현은 게임스코어 1-4까지 벌어진 이후 메디컬 타임아웃을 부르고 왼쪽 발바닥 물집을 치료했고 이후 진행된 경기에서 힘겨운 모습을 보이다 결국 경기를 포기해 아쉬움을 남겼다.

정현은 이번 대회 3회전에서 알렉산더 즈베레프(4위·독일), 4회전에서 노바크 조코비치(14위·세르비아) 등 세계적인 선수들을 연파하며 국내에 ‘정현 신드롬’을 일으켰고 생애 처음으로 ‘테니스 황제’ 페더러를 만나 다시 한 번 ‘이변’에 도전했지만 발바닥 물집 부상을 이겨내지 못했다.

정현은 이날 1세트를 33분 만에 내줬고, 2세트에서도 부상 탓에 맥없는 경기를 이어가다 결국 1시간 03분 만에 기권을 선언했다.

서브 에이스에서 페더러가 9-1로 앞섰고 더블폴트는 정현이 3개, 페더러가 1개였다.

상대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한 것은 페더러가 4차례, 정현은 한 번도 없었다.

공격 성공 횟수는 페더러가 24-6으로 앞섰고, 토털 포인트 역시 57-33으로 페더러가 압도했다.

정현은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발바닥 물집으로 진통제를 맞고 출전했고 급작스럽게 기권할 수 밖에 없었다며 속사정을 상세히 소개했다.

맨발에 슬리퍼를 신고 기자회견에 나선 정현은 “이미 경기 전에 오른쪽 물집이 심해 생살이 나올 상황이어서 더는 치료할 수 없었다”며 “왼쪽은 사정이 조금 나아 테이핑하고 출전했으나 경기를 하면서 왼발도 오른발 느낌이 날 정도로 부상이 더 심해졌다”라고 말했다.

진통제 투혼으로 16강전 노바크 조코비치(14위·세르비아)전과 8강전까지는 어느 정도 효과를 봤으나 부상이 손 쓸 수 없을 정도로 악화하면서 경기를 계속할 뾰족한 방법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는 “많은 팬과 위대한 선수 앞에서 제대로 뛰지 못할 거라면 아쉽지만, 기권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고 호주오픈은 여기까지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또 “기권하는 것이 좋지는 않다”면서도 “경기의 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정현은 그동안 투어대회 중 부상으로 기권한 기억은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현이 경기 후 치료를 받으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한 오른발바닥 사진이 다시 한 번 국민에게 감동을 줬다.
 

 

 

 


사진 속 정현의 오른발바닥은 물집이 터져 속살까지 드러냈다.

정현은 SNS에 “오늘 저녁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경기를 포기하기 전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라며 “많은 팬분 앞에서, 훌륭한 선수 앞에서 100%를 보여주지 못하는 건 선수로 예의가 아닌 거 같아서 힘든 결정을 내렸다”고 담담하게 적었다.

20년 전인 1998년 박세리(41)가 여자골프 US오픈에서 연못에 맨발로 들어가 샷을 날려 IMF(국제통화기금) 경제위기의 수렁에서 허덕이던 국민에게 힘을 불어넣어준 데 이어 이번 대회 기간 정현이 보여준 뛰어난 실력에 자신감 있는 태도, 능숙한 영어 인터뷰는 대한민국에 새로운 희망을 선사했다.

걷기도 힘들 지경인 발바닥으로 세계적인 선수를 연달아 격파하면서 우리에게도 ‘할 수 있다’는 용기까지 전했다.

/정민수기자 j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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