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지사 선거 재미 없습니다. 김빠진 맥주처럼 좀 싱거운 느낌이예요.”
30일 아주대학교에서 만난 정치학 전공 대학생 이 모(25) 씨의 반응이다. 이처럼 지역 정가와 유권자들 사이에 경기도지사 선거에 대한 ‘흥미 이탈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이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 고공행진에 판문점 회담 효과가 더해져 민주당 후보의 경기도청 입성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여론 몰이가 불러온 현상으로 풀이된다. 또 이에 비해 상대 후보인 자유한국당 남경필 도지사의 파이팅이 유권자의 마음을 파고들기에 아직 미진하다는 점과 당 지도부의 소위 ‘헛발질 발언’이 남 지사의 지지도를 깎깍아 내린다는 평가가 겹쳐지면서 비롯된다는 분석이다.
이 후보는 30일 임진각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평화와 번영, 이제 경기도에서 시작합니다’라는 제목의 발표문에서 통일경제특구 설치와 접경지역 생활환경 개선 등 남북합의에 따른 경기도의 대변화를 예고했다. 판문점 회담 효과를 극대화 시키겠다는 전략으로 보여진다.
이보다 앞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에게 “남북정상회담이 위장평화쇼라고 주장하는 홍대표가 차라리 한국을 떠나라”는 등 대립각을 세우며 몸집 불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이는 대한민국이 남북한과 미·중·일 등 주변국가와의 관계에서 중심역할을 해야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의중과 일맥상통 한다는 점에서 유권자들의 마음을 파고들고 있다. 높은 지지율에 이은 정책과 이슈 선점으로 굳히기에 들어가겠다는 의도가 보이는 대목이다.
이에 비해 남 지사는 현역 도지사라는 장점이 오히려 발목을 잡고 있다는 평가다. 오는 9일 예비후보 등록을 통해 일찌감치 현역 프리미엄을 포기하고 선거전에 임하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지만 5월 초 연휴기간 동안 오히려 팔다리가 묶여 적극적인 공세를 취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지지자들의 안타까운 시선이다.
이처럼 이미 예견된 ‘기울어진 운동장’의 실체가 현실화 되자 유권자들의 관심은 ‘도지사 선거’ 보다 다가올 ‘북·미 회담’으로 쏠리고 있다.
“남북정상회담 전까지만 해도 경기도지사 선거에 관심이 많았지만 4월 27일 이후 특별한 이슈도 없이 흘러가는 선거는 패싱이 됐다”며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평화와 번영을 가져다 줄 수 있는 ‘남북정상회담 이후’에 더 관심이 가는 것이 현실”이라는 강윤호(47·용인시 기흥구) 씨의 말에 정치권이 주목해야 하는 시점이다.
/6·13 지방선거 특별취재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