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법 형사9단독(박재성 판사)은 70대 아버지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존속폭행)로 기소된 A(48)씨에게 징역 1년6월을 선고했다고 26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지병이 있어 움직임이 불편한 피해자를 폭행한 뒤 집을 나와 그대로 방치했다”며 “피고인에게 피해자 사망과 관련한 책임이 전혀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 형제들의 진술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피해자를 폭행한 게 처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동종 전과도 수차례 있고 집행유예 기간에 범행해 재범 가능성도 상당하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피해자 사망과 피고인 폭행 사이에 명확한 인과관계는 찾을 수 없고 피고인이 피해자를 부양하던 중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스트레스 탓에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은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지난 8월 10일 오후 1시 40분쯤 인천시 동구 한 아파트에서 아버지 B(78)씨를 주먹으로 수차례 때린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모시기 힘드니 누나 집이나 고모 집으로 가서 지내라”고 권유했다가 아버지가 거절하자 화가 나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폭행을 당한 후 몇 시간 지나 쓰러진 상태로 발견됐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한편, 검찰은 A씨의 폭행과 B씨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고 판단하고 그를 존속폭행 혐의로만 기소했다.
/인천=이정규기자 l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