탯줄이 달린 신생아를 유기해 숨지게 한 20대 미혼모에게 경찰이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
인천지방경찰청 여청수사계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체포한 A(25·여)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달 28일 오후 11시 15분쯤 인천시 미추홀구 용현동 한 주택가 골목길에 아들 B(1)군을 버려 둔 채 달아나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군은 행인의 경찰 신고로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종합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경찰은 골목길 인근 CCTV를 확보해 탐무 수사를 벌여 범행 5일만인 지난 2일 오전 인천시 미추홀구 한 술집에서 A씨를 긴급체포했다.
미혼모인 A씨는 사건 당일 낮 친할머니 집에서 B군을 혼자 낳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경제적으로 어려웠다"며 "너무 무섭고 어떻게 해야할 지 몰라 아기를 버렸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아들이 태어났을 당시 울음소리를 들었다"는 A씨 진술로 미뤄 살아있는 신생아를 버려서 숨지게 한 것으로 보고 영아유기죄보다 처벌 수위가 높은 아동학대치사죄를 적용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체포 후 병원 치료를 받도록 했다"면서도 "혐의가 무거워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한편 영아유기죄의 경우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을 선고받지만 2014년 '울산 계모 사건' 등으로 신설된 아동학대범죄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죄가 인정되면 무기징역이나 5년 이상 징역형을 선고받는다.
/인천=이정규기자 l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