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소방관 가운데 4.9%인 2천453명이 극단적 행동이 우려되는 '자살위험군'으로 분류됐다. 또 4천400여 명은 최근 1년 내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소방청이 28일 발표한 '2019년 전국 소방공무원 마음건강 전수조사'에 따르면 자살 관련 설문내용을 종합분석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4.9%에 해당하는 2천453명이 '자살위험군'으로 분류됐다.
'지난 1년간 자살을 한번이라도 생각해본 적이 있다'는 응답자는 8.9%(4천436명)였다.
지난해 조사에서 10.7%(4천874명)가 같은 답변을 했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나아졌지만 여전히 상당수 소방관이 극단적 선택을 생각할 정도로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해행동과 관련해서는 '지난 1년간 자해행동을 한 적이 있다'는 응답이 3.1%(1천566명)로 집계됐으며, '죽고자 하는 의도를 가지고 자해행동을 했는가'라는 질문에 0.1%인 53명이 '예'라고 답했다.
이들 53명의 4대 주요 스트레스 현황을 보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관리·치료가 필요한 '위험군' 비율이 54.7%로 나타났다.
수면장애 위험군은 81.1%에 달했고 음주습관 장애(62.3%), 우울증(67.9%) 위험군 비율 역시 높았다.
이는 전체 현황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로 전체 응답자 가운데 PTSD 위험군 비율은 5.6%이고 수면장애 25.3%, 읍주습관장애 29.9%, 우울증 4.6%였다.
소방관들은 또한 최근 1년간 소방활동 중 외상사건(PTSD를 유발할 수 있는 사건)에 평균 7.3차례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중 15차례 이상 외상사건을 경험한 소방관도 15.2%에 달했다.
주요 외상사건 경험으로는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심폐소생술을 하거나 심폐소생술 대상이 완전 심정지 되는 경우 ▲1∼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교통사고 ▲주요 언론에 보도된 안전사고 관여 ▲부패해 심한 냄새가 나는 시신 수습 ▲위험한 정신질환자에게 도움 제공 등을 꼽았다.
감정노동과 관련해서는 응답자의 29.4%가 민원응대 과부하로 따로 관리를 받아야 하는 '관리필요군'으로 나타났다.
또 20.3%는 민원응대 과정에서 다양한 형태의 감정적 부조화와 심리적 손상을 경험해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집계됐다.
감정노동 스트레스에 따른 관리필요군 비율은 직접 신고와 민원전화를 받는 119상황실이 가장 높았고, 현장출동 횟수가 많은 구급대원, 화재피해 민원인을 상대하는 화재조사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이번 조사는 소방청과 분당서울대병원 공공의료사업단이 공동으로 PTSD와 우울증 등을 포함한 15개 분야 208개 항목에 걸쳐 두차례 온라인 설문으로 진행됐다.
조사대상은 의무소방원 등을 제외한 전국 소방공무원 5만755명 전체다.
자살위험과 주요 스트레스 요인에 대한 1차 설문에 4만9천649명이, 감정노동 등에 대한 2차 설문에 4만8천469명이 응답했다.
/김현수기자 khs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