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길병원이 최근 지하주차장 엘리베이터 홀 공간을 탈의실로 이용하는 등 불법으로 용도변경해 사용하고 있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또한 일부 간호사들이 사용하는 탈의실로 활용돼 인권침해 논란까지 불거졌다.
12일 전국보건의료노조 가천대길병원지부에 따르면 길병원은 지난 6일부터 국민검진센터 건물 7층에 있던 응급실 간호사 탈의실을 암센터 건물 지하 3층 주차장 옆으로 옮겼다.
노조가 노사협의회에서 가벽을 설치하는 등 국민검진센터 건물 7층 탈의실의 안전성과 사생활 문제를 보완해 달라고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지하주차장 옆에 새로 만든 탈의실은 별도의 출입문을 설치해 주차장과 분리는 됐어도 과거 사용하던 엘리베이터 탑승 공간에 좁은 간격으로 사물함을 설치해 만든 것이어서 이용자들이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응급실 소속 간호사들은 노조에 “늦은 시각에 지하 주차장에 있는 탈의실을 가는 게 너무 무섭다”, “또 추운 탈의실에서 짐짝 취급을 받는 것 같다”고 토로하는 상황이다.
일반병동과 외래 간호사 등은 최근들어 ‘가천관’이라는 병원 소유 건물 지하 2층 탈의실을 이용하고 있다.
이곳은 3년 전까지 해부실습실로 사용하던 공간이다.
노조는 “기존 간호사 탈의실을 개선해 달라고 요구했더니 병원 측이 더 열악한 공간에 탈의실을 만들었다”며 인권침해를 주장하고 있다.
이수진 길병원노조 지부장은 “병원은 특수성으로 인해 24시간 근무가 이뤄지는 곳”이라며 “야간 근무자가 밤늦은 시각에 탈의실을 이용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한데 결코 안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새 탈의실은 엘리베이터 4대가 양옆으로 설치된 공간으로 냉난방 시설뿐 아니라 비상구도 없다”면서 “지하주차장 옆에 탈의실을 만든 것은 간호사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병원 측은 논란이 일자 “지하주차장 옆 탈의실은 임시로 만든 것”이라며 “조만간 다른 곳으로 다시 옮기겠다”고 밝혔다.
길병원 관계자는 “당초 가천관 옛 해부실습실만 간호사 탈의실로 쓰려고 했는데 비노조원인 응급실 간호팀장이 시설팀에 공문을 보내 ‘부실해도 가까운 암센터 건물 지하에 탈의실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며 “다음주에 탈의실을 다른 곳으로 옮기겠다”고 해명했다. /이정규기자 l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