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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육포(肉脯)를…

요즘 같은 설을 앞두거나 생일, 결혼 등 각종 기념일에 축하의 마음을 표현 하는 데는 선물만한 것이 없다. 하지만 상대방 마음에 들고 꼭 필요한 품목을 고르기란 쉽지 않다. 선택의 폭이 넓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선택의 폭이 상대적으로 좁았던 조선시대엔 어떤 물건을 선물로 주고 받았을까? 김풍기교수(강원대)가 지은 ‘선물의 문화사’를 보면 대략 19가지로 구분된다. 그중 인기 품목을 보면 쌀·조·수수 등 곡식, 생선·조개·새우젓 등 음식류, 옷감·의복·바느질 도구 등 의복류, 서책·시문·붓·종이·벼루 등이다. 선조들은 살아가는데 반드시 필요한 물건을 선물로 주고받았음을 알 수 있다. 김교수는 이를 두고 “선물은 빈한한 일상을 보완하는 하나의 경제방식으로 여겨 사람들이 선물을 주고받으며 일상의 부족분을 채웠고 어려운 처지의 주변인들을 도왔다”고 밝히고 있다.

뿐만 아니다. 조선시대 선물은 단순히 물건을 주고받는 것을 넘어 뜻을 전하는 매개체이기도 했다. 왕이 신하와 백성에게 내리는 선물은 특히 그랬다. 선물은 시대와 문화에 따라 품목과 의미가 달라져 왔다. 선물에는 주고받는 사람 사이의 정서적 특별함과 동시에 사회적 상징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인기 높은 시대별 선물의 종류가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선물은 감정을 상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 받는 사람의 처지와 상황을 고려치 않고 보낼 때다. 선물에는 가끔 ‘독’도 들어있다. 대가성이 포함 되면 뇌물이 돼서 그렇다. 경계가 명확하지 않아 혼돈되는 일도 다반사로 일어난다. 일명 김영란법 시행으로 많이 줄긴 했어도 음지에선 여전히 활개친다. ‘역대 최악의 식물국회’라는 비난 속에서도 요즘 국회의원회관 로비에 각종 선물들이 쌓이는 것만 봐도 그렇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명절을 맞아 사회적 배려계층 등 약 1만4천명에게 설 선물을 보낸 모양이다. 때마침 자유한국당도 각처에 선물을 돌렸다. 하지만 황교안 대표 명의로 불교계에 보낸 ‘육포(肉脯)선물세트’가 구설에 올랐다. 회수소동도 벌어졌다. ‘최고의 선물은 진정한 마음을 담은 것’이라 했는데 불자(佛子)에게 육포라니…. /정준성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