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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박쥐’와 바이러스

어둠속에서 떼를 지어 거꾸로 매달려 있다가 한꺼번에 먹이를 공격하는 속성 때문에 음산하고 불길한 존재의 대명사로 통하는 ‘박쥐’. 그중 흡혈박쥐는 인간과 동물의 피를 빨아먹고 살아 ‘드라큘라 사촌’으로 불린다. 전체 120여종가운데 0.3% 밖에 안되지만 ‘이놈’ 때문에 모두가 흡혈귀라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

서양에서는 ‘박쥐’하면 유령을 떠올리며 마녀의 화신이라고 혐오한다. 반면 동양에선 부귀와 장수를 상징한다. 박쥐의 한자 편복(??)의 복(?)이 복(福)과 같은 발음이어서 중국사람들은 장롱장신구, 베게, 기와, 식기 등에 즐겨 썼다. 중국식당에 붉은 글씨로 쓴 복자를 거꾸로 매달아 놓는 것도 박쥐가 거꾸로 매달려 있듯이 복이 주렁주렁 열리길 빈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런 막연함과 달리 ‘박쥐’는 사실 상당히 위험한 동물이다. 온갖 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온상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박쥐 몸에는 137종의 바이러스가 살고 있다는 보고도 있다. 따라서 세계보건기구는 각종 전염병을 옮기는 ‘요주의 동물’ 중 하나로 지목 하고 있다.

실제 지난 2003년 전세계 37개국에서 8천여 명이 감염돼 774명이 목숨을 잃은 ‘사스’도 ‘박쥐’에서 시작된 바이러스가 사향고양이를 거쳐 사람에게 전염된 것이었다. 2015년 공포에 빠뜨렸던 ‘메르스’도 마찬가지였다. 낙타를 통해 전파된 신종 바이러스의 진원지가 ‘박쥐’였다. 뿐만아니라 2014년 아프리카에서 발병, 치사율 90%로 전세계를 떨게했던 ‘에볼라 바이러스’도 ‘과일박쥐’가 전파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첫 전파자 역시 ‘박쥐’라고 한다. 비밀주의로 일관했던 중국도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박쥐’가 어떻게 바이러스의 온상이 됐는지 아직 밝혀진 것은 없다. 다만 ‘박쥐’는 비행할 때마다 체온이 40도에 이를 정도로 몸이 뜨거워지기 때문에 바이러스에 잘 저항할 수 있다는 사실만 알려져 있을 뿐이다. ‘바이러스 균주의 진화’를 돕는 ‘박쥐’의 생존방식. 이를 무시한 채 자행되는 인간의 식탐(食貪), 앞으로 어떠한 괴물 바이러스를 탄생시킬지 걱정스럽다.

/정준성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