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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합니다. 프랑스어로 준비가 되지 않았어요(I‘m so sorry. I didn’t prepare french).” 지난해 5월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으로 받은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소감을 이렇게 시작했다. 이어서 한국말로 “불어연설은 준비를 못 했지만, 언제나 프랑스 영화를 보며 영감을 얻었습니다. 어린시절 부터 저에게 큰 영감을 준 앙리 조르주 끌루조와 클로드 샤브롤, 두 분께 감사 드립니다”라고 했다.

그런 그가 어제(10일)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다시 섰다. 그리고 감독상을 수상하고 소감을 밝혔다. 순수 한국말로. “너무 감사하다. 어렸을때 가슴에 새긴 말이 있다. ‘가장 개인적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라는 말이다. 이 말을 책에서 읽었던 적이 있다. 이 말을 한 사람이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다. 제가 학교에서 마틴 스콜세지 영화 보며 공부했던 사람인데 함께해 너무 영광이다” 좌중은 봉 감독을 연호했다. 1년사이 세계적 영화제의 최고상을 연달아 거머쥔 그에게 경의를 표하며 면서.

‘그냥 12살 나이에 영화 감독이 되기로 마음 먹었던, 되게 소심하고 어리숙한 영화광’이라 스스로 밝히기를 좋아했던 봉준호 감독. 1969년 대구에서 2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연세대 진학 한 후 굳이 영화학과를 나오지 않아도 영화감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는 그는 학창시절부터 왕성한 습작활동을 통해 일찌감치 기대주로 주목받았다. 2000년 장편 데뷔작 ‘플란다스의 개’로 뮌헨 영화제 신인감독상을 차지했다. 그리고 2003년 ‘살인의 추억’으로 흥행과 작품성을 인정받는 스타 감독이 됐다. 이후 2006년에 ‘괴물’로 1천3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해 한국의 대표 감독 반열에 올라섰다.

지난해 황금 종려상 수상으로 한국영화 100년 역사상 최고의 해를 보냈던 봉감독. ‘기생충’으로 다시 한 번 큰 일을 냈다. 아카데미 시상식 최고의 영예인 ‘최우수 작품상’ 등 4관왕에 오르면서 세계 영화사를 새롭게 쓴 것이다. 아카데미 역사상 비(非)영어권 영화가 작품상을 탄 것은 처음이어서 의미가 더욱 크다. 한국 영화의 위상을 높인 그가 자랑스럽다.

/정준성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