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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와 함께 하는 오늘]연필이 지우개에게

연필이 지우개에게

/신진호

처음 만났던 때가 생각나는군
뽀오얀 피부빛이 눈길을 끌었지
네모이면서 묘한 말랑말랑함도
매력이었어
더구나 그 특유의 풋풋한 향은
내 마음을 사로잡았지

널 만난 뒤로
좋지 않은 기억은 저장되지 않았어
온전한 것만 남도록 네 몸을 문질러
내 잘못을 지워버렸거든
때론 연필깎이 몸단장에
새신랑 같다며 환히 반겨주곤 했지

세월이
강물처럼 느껴지는 날
우리 둘 모두
점점 작아지는 서로의 모습에
너무
안타까워하지 말길 바래

조금씩
닳아져 간다는 것
너와 나의
숙명이기도 하지만
스스로의 삶을
잘 살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잖나

이 친구야

 

 

 

 

■ 신진호 1964년 충남 공주 출생으로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졸업. ≪대한문학≫으로 〈억새〉 초회 추천(2017. 가을호), 〈젓가락이 숟가락에게〉 추천완료(2017. 겨울호). 시집: 《젓가락이 숟가락에게》 대한문학작가회, 지송문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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