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싯가 20억 필로폰은 인생로또?

양아치 지혁 탈북자 근수와 만나
함께 마약 빼돌리자고 제안
2030 마주한 어두운 현실 그려
날것의 카타르시스·진정성의 힘

 

 

 

비행

장르 : 드라마, 범죄

감독 : 조성빈

출연 : 홍근택 / 차지현

목숨 걸고 북을 탈출한 근수(홍근택)는 밑바닥 인생을 탈출하고픈 양아치 지혁(차지현)과 더럽게 엮여 괴롭힘을 당한다.

그러던 어느 날, 지혁은 근수가 마약 운반책임을 알게 되고 수억 원어치의 마약을 함께 빼돌리자고 꼬드긴다.

오직 돈만이 새로운 삶으로의 비행을 허락한다고 믿는 두 청춘.

4㎏ 필로폰의 싯가는 20억, 근수와 지혁은 인생역전을 할 수 있을까?

비행(飛行)하기 위해 비행(非行)할 수밖에 없었던 언더독 청춘들의 숨가쁜 질주가 시작된다.

‘비행’은 숨통을 조여 오는 긴장감과 속도감 넘치는 극적 구성 아래 2030 세대가 마주한 어둡고 적나라한 현실을 가감 없이 그려낸 영화로 각본·연출·편집·제작까지 올-라운더로 완성한 눈부신 신예 조성빈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자 청주대학교 영화과 졸업작품이다.

조성빈 감독은 날아오르기 위해선 잘못된 길을 택할 수밖에 없는, 사회적으로 소외된 두 청춘의 숨가쁜 질주를 통해 얼어붙은 3월의 극장가에 반란을 예고한다.

조감독은 ‘비행’ 속에 자신과 친구들이 20대 중반에 느꼈던 감정을 솔직하고 적나라하게 담아냈다고 밝혔으며, 극 중 근수와 지혁이 비정한 사회 속에서 겪는 외면과 아픔은 성장의 기제가 되지 않는다.

공감과 위로를 전달하는 최근 독립영화 흐름을 따라가기보다 10여 년 전 시작됐던 독립영화 붐을 연상시키며 날것의 카타르시스와 내밀한 진정성의 힘으로 승부한다.

‘비행’은 표면 아래에 있었던 마약 범죄를 치열한 취재를 통해 디테일하게 그려냈는데 껌통을 이용한 거래는 물론 ‘빙두’와 ‘얼음’이라는 낯선 단어로 마약을 칭하는 내용은 상업영화 속 수없이 그려졌던 마약 범죄 스토리 속에서도 볼 수 없었던 모습이다.

조감독이 첫번째로 찾아간 곳은 경찰서 마약 수사과였고, 세간에 익히 알려진 오피셜한 정보밖에 얻을 수 없자 직접 발 벗고 나서 다양한 루트를 통해 마약상들을 찾았으며, 근수를 비롯한 탈북민 에피소드는 조성빈 감독의 모교인 청주대학교 앞 경찰서의 탈북민 신변 보호관의 도움을 받아 완성했다.

목숨을 걸고 질주하는 탈북민 청년 근수 역의 홍근택은 신인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깊은 내공의 섬세하고 무게감 있는 연기를 선보인다.

감정의 폭이 크지 않고, 짧은 대화만 이어나가는 근수의 사연에 관객들이 몰입하도록 만든 것은 홍근택의 연기가 지닌 잠재력이며, 그는 실제 탈북민이 아니냐는 물음이 쇄도할 만큼 고난도의 북한 사투리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영화의 리얼리티를 더한다.

인생을 걸고 질주하는 양아치 청년 지혁 역의 차지현은 전문적인 연기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알려졌으나 중국집 배달 아르바이트부터 호주 이민센터까지 직접 발로 뛰며 날것의 연기와 날카로운 디테일을 표현해냈다.

폭발하는 질주와 날이 선 스토리 아래 홍근택과 차지현이 날것의 연기와 한 겨울 맨발로 도로를 뛰어다니는 긴 호흡의 맨몸 액션을 선보이며 영화의 몰입도를 높인다. 단편영화 ‘햄버거 맨’(2015) 작업으로 서로의 시너지를 확인한 두 배우와 조성빈 감독이 ‘비행’으로 뭉치며 영화계 새로운 언더독 군단의 탄생을 알렸다.

/신연경기자 shiny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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