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6 (목)

  • 맑음동두천 9.5℃
  • 흐림강릉 9.3℃
  • 맑음서울 9.5℃
  • 맑음대전 12.0℃
  • 구름많음대구 11.3℃
  • 구름많음울산 10.8℃
  • 맑음광주 13.5℃
  • 구름많음부산 11.8℃
  • 맑음고창 ℃
  • 맑음제주 17.3℃
  • 맑음강화 12.6℃
  • 맑음보은 10.4℃
  • 맑음금산 11.8℃
  • 맑음강진군 15.2℃
  • 흐림경주시 10.5℃
  • 구름많음거제 12.5℃
기상청 제공

[이성수의 시선]집단지성

 

 

 

우생학 창시자인 영국인 골턴은 여행 중 시골에서 벌어지는 가축 품평회를 목격한다. 소의 무게를 알아맞히는 행사였다. 참가자들은 소의 상태를 살핀 후 짐작으로 무게를 적어 낸다. 가장 근접한 무게를 써넣은 사람이 우승하는 행사였다. 골턴의 시선으로는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행사였다. 그는 그 어리석음을 확인하기로 했다, 물론 정확하게 알아맞힌 사람이 없었다. 그런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사실을 목격한다. 답안 800개 중 유효한 787개의 평균은 1천197 파운드였다. 실제 중량 1천198 파운드와 단 1파운드의 차이였다. 우생학은 우수한 유전인자를 보존, 증가시키고 열등한 유전인자를 제거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이후 각종 차별을 합리화하는 근거가 되었다. 이를테면 능력 있는 자들에 의해 사회가 다스려져야 한다는 엘리트주의가 그 핵심이다. 어떻게 보면 일당독재를 당연시하는 공산주의의 논리와 맞닿은 측면이 있다.

민주주의는 그런 논리와 전혀 다르다. 민주주의에서는 사람의 우열을 가리지 않는다. 사회의 발전을 위해서는 보다 많은 사람의 지혜를 모은 것이다. 그렇기에 다소 느리더라도, 다소 불편하더라도, 혼란하더라도 많은 사람의 의견을 모으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선거제도다. 선거기간 동안 혼란이 일어나고 무질서와 비효율이 난무한다. 혹자는 사회적 비용의 낭비를 들먹이며 선거 무용론을 펼치기도 한다. 어쨌거나 인류는 인간의 지혜를 모아 발전해 왔다.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믿고 있다. 그러나 맹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자칫 민심을 그릇되게 만들거나 왜곡시킬 수가 있어서다. 경계심을 늦추면 안 되는 이유다.

요즘 가짜뉴스가 판을 치고 있다. 자신들의 정파에 유리한 여론을 형성하고 몰아가려는 의도로 그런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도 그 의도가 극명히 드러나고 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는 관심이 없다. 오직 자신들의 유불리만 따지고 있을 뿐이다. 여전히 국민을 무시하는 중우정치를 시도하고 있다. 그럴 수 있다며 믿고 행동하는 것 같다.

필자는 지난 2월 19일자 칼럼에서 우리의 코로나19 방역 관리 현황을 예로 들어 투명사회의 강점에 대해 피력한 바가 있었다. 그런데 보도된 날 31번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 특정 종교의 폐쇄적 반응이 국민을 초조와 불안 속으로 몰아넣었다. 그간 비교적 잘 관리되던 전염병이 걷잡을 수 없는 지경으로 치달았다. 중국 다음으로 확진 환자가 많아졌다. 각국으로부터의 입국 제한이 이어졌다. 특히 발원지 중국으로부터의 입국제한이 발생했다. 그러자 이때다 싶게 벌 떼 같은 비난이 쏟아졌다. 마치 방역 당국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으려는 의도라고 느껴질 정도로 무지막지했다.

그런데 한 달여가 흐른 지금은 어떤가. 대한민국을 경계하던 세계의 시각은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 각국으로부터 찬사가 이어지기도 한다. 심지어 투명한 방역 혜택을 받는 한국인을 부러워하기도 한다. 세계가 투명한 방역 시스템의 작동을 일등공신으로 꼽고 있다. 그렇다. 세계의 시각처럼 투명한 사회의 강점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부정하는 세력이 있다. 지금도 중국인 입국 금지를 주장한다. 그리고 방역 실패로 인한 사태라며 선천지가 저지르는 과실을 모른 체하고 있다. 아직도 자신들이 국민의 생각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것 같다. 일본 코로나19의 실태를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으로 축소하고 은폐하여 올림픽을 개최하려 드는 아베와 닮았다.

사회가 발전하려면 집단지성이 담보되어야 한다. 그렇기에 현상과 정보가 차단되거나, 축소되면 안 된다. 있는 그대로 드러나야 한다. 자칫 은폐되고 왜곡되면 치유할 수 없는 독이 되고 만다. 엘리트는 자신의 능력을 신뢰한다. 대중을 우습게 여기기 일쑤이다. 자신의 입맛으로 길들이려고 한다. 그렇기에 투명해져야 한다. 그래야만 집단지성은 더 현명해진다.

이번 총선에서 집단지성이 제대로 발현되었으며 좋겠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