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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의 경기돋보기] 최선을 다하는 자세

  • 이강석
  • 등록 2020.08.27 06:44:17
  • 인천 1면

 

1925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버나드 쇼(George Bernard Shiw)는 “우물쭈물 하다 내 이럴 줄 알았지”라는 글귀를 통해 타계 후에도 많은 이들에게 능동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는 교훈을 남겼다. 스웨덴 한림원은 “그의 작품에는 이상주의와 인도주의 정신이 깃들어 있으며,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풍자가 독특한 형태로 곳곳에 숨어있다”고 평가했다.

 

조선시대의 석학으로 유명한 다산 정약용 선생은 강진의 다산초상에 유배중임에도 두 아들에게 근면과 수양, 학문을 독려하는 편지를 보냈다. “손 가는대로 훈계의 말을 지어 두 아들에게 전한다. 훗날 이를 보고 감회를 일으켜 어버이의 자취와 흔적을 생각한다면 뭉클한 마음이 일어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귀양 중 출가한 딸에게는 시화 매조도를 보내어 ‘가정을 이루고 즐겁게 살면 주렁주렁 매실도 열리겠지’라는 여성스러운 필체의 글과 함께 딸과 사위를 상징하는 새를 그렸다.

 

이를 묶은 것이 하피첩인데 유배객 아버지가 두 아들에게 보내는 교육 메시지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피첩은 을축대홍수(乙丑大洪水, 1925)에도 종손이 목숨을 걸고 보존하였고 6·25전란 중 분실되었다가 다시 찾고, 경매를 거쳐 국립민속박물관에 보관된 국보다. 하피첩은 2015년 9월에 한국민속박물관이 7억5천만원에 낙찰 받았다. 당시 경기도는 6억원에 응찰했다.

 

살아가노라면 누구에게나 아쉬움은 남는다. 부족함이 없는 풍족한 삶이라 자평한다면 절대로 행복한 삶이 아닐 것이다. 공직 42년을 마치고 지난 날을 회고하니 최선을 다하지 못한 점이 많아서 아쉬움이 많다. 다른 자치단체의 공무원들은 6급, 5급일 때 서울 광화문의 정부청사와 과천정부청사 인근에 여관을 잡고 사업계획이 반영될 때까지 중앙기관에 출·퇴근을 했다. 공직생활 중 정부의 예산을 받기위해 1박2일 투쟁을 하였는가 반성하게 된다.

 

순천만 국가정원을 기획하고 추진한 성공사례를 바탕으로 공직 중에 퇴직 이후에도 왕성한 강의, 강연을 이어가는 순천시 국장 출신 공무원을 적극행정반에서 만나 특별한 강의를 들었다. 같은 시대 공무원으로서 존경하게 되었다. 지방과 중앙에서, 기업에서 학계에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시는 모습을 보면서 또한번 스스로의 부족함을 인정하게 된다.

 

더구나 코로나19로 모든 교육이 중단되다시피 한 상황에서도 발군의 실적을 올린다고 들었다. 무안군의 적극행정으로 기획사를 통해 동영상 적극행정 강의를 한번 하였지만 하루빨리 국가와 사회가 안정되어 대면 강연수요가 늘어나기를 바라고 있다.

 

수원에서 동장으로, 구청장으로 일하면서 지역주민의 구심체가 되어 이웃돕기 성금을 모으고 복지취약지를 함께 돌면서 복지사각지대를 행복의 사거리로 만들어낸 도의원의 활동상을 보면서 같은 시기 비슷한 여건의 공직환경에서 일했어도 이룩한 것이 별로 없음이 안타깝다. 공무원을 마치고 다시 도의원으로 시민과 구민을 위해 봉사하시는 멋진 모습이 부럽기도하다.

 

돌아보면 과장 직책으로 일하면서 부서원들이 신명나게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지 못하고 오직 자신만을 위해 살아온 것 같아서 송구하고 미안한 마음이 가득하다. 조금 더 양보하고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갔어야 하는 줄 알면서도 실행하지 못한 자신을 반성, 원망하게 된다. 좀더 긍정의 마인드로, 적극적인 자세로 나서지 못하였고, 민원인의 입장을 헤아리지 못한 경우가 참 많았구나 하는 점도 후회가 된다.

 

더구나 토·일요일에는 가족과 함께하라는 정부의 방침이 시행된 이후에도 아이들 성장에 맞춰서 가족여행을 가지 못하고 퇴직 후 아이들이 잡은 해외여행 일정에 쭐레쭐레 따라만 간 것은 아닌가 반성한다. 이 모든 일들이 저만의 안타까움은 아닌 줄 알지만 그래도 절차탁마(切磋琢磨)의 심정으로 조금은 더 발전적인 미래를 고민해야 한다는 점에 초점을 두고자 한다. 정말로 우물쭈물하다가는 어느 순간에 미수(米壽, 88세)의 나이에 도달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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